한국 축구대표팀이 밤을 새워 가슴 졸이며 응원한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담은 큰 기쁨을 안겼다.
한국 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위업을 이뤄냈다. 한국 대표팀은 23일 오전 3시 30분 남아공 더반의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2대2로 비겨 1승1무1패로 조 2위를 차지,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같은 시각 열린 그리스와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대0으로 완파했다.
7회 연속(총 8회)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한국 축구는 이번 월드컵에 나선 아시아 4개 팀(한국, 북한, 일본, 호주) 가운데 가장 먼저 16강에 올라 아시아 축구 맹주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더불어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중심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한걸음 성큼 다가섰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26일 오후 11시 그리스를 2대0으로 꺾었던 승리의 기운이 서린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A조 1위인 우루과이와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우루과이에 4전4패를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수비만 가다듬으면 우루과이를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예상을 깨고 조 1위를 차지했지만 경기력에 기복이 심한 단점을 안고 있다.
이날 한국은 전반 12분 순간적인 수비 실수로 칼루 우체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위험지역에서 우체를 놓친 차두리의 실책이 뼈아팠다.
그러나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38분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 이번 월드컵에서 자신의 2호 골을 작렬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정수는 기성용이 프리킥한 공을 수비수 뒤로 파고들며 차 넣어 골망을 갈랐다.
후반 들어 나이지리아를 거세게 몰아붙인 한국은 후반 4분 박주영의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박주영은 왼쪽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상대 수비벽을 비켜 오른쪽 골망을 가르는 멋진 골로 월드컵 데뷔골을 신고했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18분 교체 투입된 김남일이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 동점을 내주며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한국의 허정무 감독은 "원정 16강 목표를 이뤄 기쁘고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16강전부터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우리 선수들은 16강을 1차 목표로 세웠지만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8강에 가기 위해 더 분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23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각) 국제축구연맹(FIFA)의 특별 전세기를 이용,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루스텐버그로 돌아갔다. 대표팀은 루스텐버그에서 회복 훈련으로 컨디션을 가다듬은 후 25일 16강전이 열리는 포트엘리자베스로 이동할 계획이다.
한편 우루과이와 멕시코는 조별리그 A조에서 16강에 합류했다. 22일 A조 최종전에서 우루과이는 멕시코를 1대0으로 꺾고 조 1위를 차지했으며 남아공은 프랑스를 2대1로 꺾었으나 멕시코에 골 득실에서 밀려 80년간 월드컵에서 이어온 '개최국 2라운드 진출' 공식을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남아공 더반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