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구시 교육감 당선자에게 바란다

사상 초유의 1인 8표제 6·2지방선거에서 주민 직선의 교육감 당선자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림과 동시에 선전한 다른 후보에게도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특히 대구시 교육감 선거는 후보가 난립, 난타전으로 얼룩진 앙금을 조속히 치유하고 대화합으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정책을 구상해 대구 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묘안을 가지고 취임식을 맞이해 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당선자는 기쁨에 앞서 막중한 사명의식을 가지고 출마 당시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보통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헤아려보는 혜안(慧眼)을 가지고 대처해 주기 바란다. 또한 대구 교육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진단과 대책을 진지하게 논의한 후 과감한 추진과 지도력을 발휘해주길 거듭 당부한다. 교육의 목적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사회에 봉사할 줄 아는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과업이므로 바람직한 인성교육과 전인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나가는 시책을 펴는 데 몇 가지 충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로 교육 정책(시책)을 남발(濫發)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할 일이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이므로 거시적인 안목에서 접근하여야 성공률이 높고 교육정책의 난발(亂發)은 교원으로 하여금 짜증을 낳게 하고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는 것은 영속성을 저해한다. 그러므로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을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지자체 실정에 부합하는 정책 조율이 요구된다. 둘째로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일도 시설환경의 개선보다는 인적 환경의 개선에 비중을 두고 투자해야 한다. 왜냐하면 시설 환경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손색이 없으니 이제는 교사의 자질을 관리하는 일에 역점을 두어야 할 때가 왔다. 최근 교원임용고사에서 선발된 교사의 수준은 매우 우수한데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침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교원 연수, 스터디 그룹, 교과협의회 등을 상설하여 지식정보화사회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부단한 연찬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로, 관리자와 교사의 사기를 진작시켜 사명감을 가지고 복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교육의 주체는 교단 교사란 점에 착안하여 감독관청의 지나친 간섭과 규제보다는 학교장의 자율경영을 강화하여 책무성을 강조하여야 한다. 넷째로, 정부의 사교육과의 전쟁 선포도 공교육 활성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사교육비를 줄이도록 하는 시책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공교육 강화를 위한 교사의 질 관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다섯째, 모든 교육 정책은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교육 논리로 접근하여야 한다. 과거 정권에서 추진했던 정책 중 경제와 정치 논리로 접근한 정책은 모두 실패했음을 교훈으로 삼아 교육 논리로 심사숙고하여 시행착오가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하며 근시안적 방법으로 성과 위주로 접근하는 것도 금물이다. 여섯째, 공명정대하고 능력위주, 신상필벌의 인사제도를 확립하여 학연, 지연, 정실 인사 등을 과감히 배제하여 신뢰받는 교육수장(敎育首長)의 모범을 보여주기 바란다.

위와 같은 일련의 과업수행의 성패는 교육감만의 몫이 아니라 대구교육가족의 마음이 융합되어야 하므로 공동체 형성에 지혜를 모아주기를 기대한다.

장주환 경북교육공동체시민연합 상임대표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