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性학/ 안세영 지음/지상사 펴냄

'성인의 유방은 엉덩이의 의태(擬態)다. 여기에는 네 발로 기어 다닐 때는 성기를 감춘 엉덩이가 강렬한 성적 신호였는데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정면에서 엉덩이를 볼 수 없게 되자 가슴 부위에 유방이 부풀어 올랐다는 조금 복잡한 진화론적 개념도 들어있다.'

자칫 음란해지기 쉬운 성(性) 이야기를 점잖으면서도 해학적으로, 동양의 고전을 인용해가며 이야기했다. 경희대 한의대 교수인 저자는 성 지식이나 여러 속설 등에 대해 한의학자의 시각으로 설명하며 도덕적으로 건강한 성을 강조한다.

동'서양을 망라한 성 지식으로 성충동에 대한 사람과 동물의 차이, 대동소이한 남녀의 성적 쾌감, 남녀의 성반응과 차이, 성감대 등을 다루어 어른은 물론 성인기에 접어드는 청년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성 지침서이다. 대머리 남성이 정력이 세다는 속설은 사실과 다르다는 등 성 관련 속설의 진위도 명쾌하게 진단하고 있다.

태교 관련 문헌부터 '소녀경'이나 변남녀법, 전녀위남법과 관련된 기록에 이르기까지 동양 고전이 많이 소개되며 태교와 관련된 글은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성에 대한 선인들의 지혜와 통찰이 담겨져 있어 음미할 가치도 있다. 391쪽, 1만6천800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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