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 아니에요."
23일 오전 2시 30분쯤 대구시민운동장 주변에선 앳된 중학생 서너명이 커다란 짐가방을 든 채 서성이고 있었다. 이들을 가출 청소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축구와 거리응원이 좋아 이곳을 찾은 평범한 중학생들이었다. 전강훈(14·복현중 2)군은 "아침에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는데 밤을 샌 뒤 바로 떠나려고 짐을 싸서 이곳에 왔다"고 했다. 임지호(14)군은 "부모님께 미리 허락을 받고 와서 괜찮다"며 한국의 승전보를 기대.
○…"잠이 부족해요"
22일 오후 11시 30분 대구시민운동장은 명당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일찌감치 붐비기 시작했다. 전광판이 잘 보이는 곳이 1등석이지만 특석은 따로 있었다. 좌석형인 대구시민운동장에서 누워서 경기도 보고 미리 잠을 잘 수 있는 전광판 맞은편 통로가 최고 인기장소였다. 누울 곳을 놓친 이들은 좌석에서 고개를 숙인 채 경기 시작 전까지 선잠을 청하는 모습이었다.
○…"악마뿔 2개 천원입니다"
22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주변에는 수많은 노점상이 자리를 잡았다. 이 중 가판도 없이 각종 응원용품을 펼쳐놓고 파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인터넷이나 도매상을 통해 응원용품을 구입한 뒤 거리응원객들에게 값싸게 파는 이들이다. 김지형(20·여)씨는 "친구들과 월드컵 응원도 하고 용돈도 벌 수 있어서 시작한 일"이라며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니 한국이 반드시 16강에 진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2시간 만에 300개 악마뿔을 모두 팔자 환호성을 질렀다.
○…23일 오전 1시쯤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는 젊은이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은 채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12일 그리스와의 1차전 때 거리응원이 열렸던 터라 이날도 거리응원이 열리리라 착각했던 것. 오전 3시가 넘어서자 이들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TV를 지켜볼 수 있는 인근 주점을 찾아 발길을 돌렸다. 대학생 김성근(25)씨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당연히 거리응원이 열리는 줄 알았다. 응원 장소가 자꾸 바뀌니 짜증이 난다"고 불만을 토로.
○…중구 동성로의 한 극장은 때아닌 새벽에 찾아든 시민들로 붐볐다. 3D 스크린 4개를 통해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중계했기 때문. 400여 좌석은 젊은 인파로 가득 찼다. 생동감 넘치는 화면을 보면서 시민들은 정신없이 축구에 빠져들었다. 일행 10여명과 이곳을 찾은 학원 강사 이형규(34)씨는 "3D 전용 안경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입체적인 화면을 통해 보니 훨씬 실감이 난다"며 즐거워하기도.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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