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붉은악마' 남아공 여행기…관광 중 만난 일본인과 16강 동반진출 서로 기원

18일 나를 포함한 붉은악마 응원단은 아프리카의 그랜드 캐니언으로 불리는 '블라이드 리버'(Blyde River)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준비했다.

전날 우리 축구대표팀이 아르헨티나에 4대1 큰 점수 차로 패한 후라 모두 힘없이 축 처져 있었다. 그래도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는 만큼 기분 전환을 위해 블라이드 리버를 보러 가기로 한 것이다.

차로 7시간가량을 달려서 도착한 블라이드 리버. 위대한 대자연의 장엄함에 할 말을 잃었다. 멋진 풍경을 선사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감사하며 한국이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꼭 승리하길 대자연 앞에 기원했다.

이곳에서 관광을 하다 다른 나라 관광객을 만났는데, 그가 "South Korea? North Korea?" 하고 묻기에 South Korea라고 대답하며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프랑스에서 왔다"며 "이번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16강에 들지 못할 것 같아 마지막으로 관광을 왔다"고 말했다. 그를 보며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의 16강의 희망에 대해 감사함을 가졌다.

어렵게 찾은 아프리카. 관광 다니는 것도 빼먹을 수 없는 일이다. 나이지리아전을 기다리면서 붉은악마 회원들과 몇몇 관광지를 찾아 사파리체험 등을 했다. 한 관광지에서 호주 관광객과 일본 관광객을 만났는데, 우리나라와 가까운 이웃이라 그런지 일본 사람이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축구를 놓고 보면 일본은 우리와 같은 아시아축구연맹 소속이 아닌가. 일본 사람에게 "16강에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했더니 그도 "16강에 들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아마도 일본이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북한이 포르투갈에 7대0으로 대패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아시아 국가의 선전을 바란다는 생각으로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에 진출하기를 바랐다. 아시아 국가에 주어진 4.5장의 월드컵 티켓이 많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번에 아시아 국가들이 좋은 성적을 내 더 이상 그런 얘기를 하지 못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붉은악마 응원단은 승리의 서포팅을 위해 휴지폭탄과, 꽃가루를 준비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경기장으로 떠나면서 우리는 한국의 승리를 위해 힘찬 함성으로 결의를 다졌다.

김영아·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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