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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드는 밤손님' 즐거운 비명…월드컵 밤샘 특수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로 술집, 음식점, 모텔 등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진은 이달 17일 아르헨티나전 때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 막창골목의 선술집.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로 술집, 음식점, 모텔 등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진은 이달 17일 아르헨티나전 때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 막창골목의 선술집.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한국 축구대표팀이 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을 확정한 23일 동성로 대구 시내 번화가와 찜질방·모텔은 밤샘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영업 시간을 연장한 주점 및 카페는 물론 찜질방·모텔도 친구·동료와 삼삼오오 모여 밤샘 응원전을 펼치기 위해 몰려든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날 대형 스크린을 갖춘 동성로 맥줏집이나 카페는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대학생 김효신(23·여)씨 일행은 "기말시험도 끝나 친구들끼리 종강 파티도 하고 월드컵도 보기 위해 동성로를 찾았다"며 "젊은층이 너무 몰려 자리 잡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했다.

치킨과 생맥주를 파는 한 주점 업주도 "새벽 경기라 내심 손님들이 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몰려 놀랍고 기쁘다"며 "이번 월드컵을 대비해 대형 스크린과 빔 프로젝터를 장만했는데 우리 대표팀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덕분에 본전을 뽑고도 남았다"고 귀띔했다.

경북대 북문 주변 역시 젊은이들로 북적댔다. 새벽까지 문을 연 주점 대부분은 월드컵 덕분에 평일임에도 주말처럼 영업이 잘 됐다고 입을 모았다. 호프집 양모(30) 매니저는 "원래 영업시간은 오전 4시까지지만 새벽경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6시까지 시간을 늘였다"며 "오전 4시 매출 집계가 평일의 배 수준이나 됐다"고 말했다.

중구 남산동 찜질방에서 직장동료들과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한 강창호(32)씨는 "수십명이 TV 앞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며 "대부분 가까운 곳에 회사가 위치한 직장인들이었다"고 전했다.

계명대 성서캠퍼스 주변 모텔촌 경우 이날 오전 2시가 채 되지 않아 간판 불이 꺼진 업소가 줄을 이었다. 이 때문에 웃돈을 얹어가며 모텔방을 구하는 단체 손님들이 넘쳐났다.

모텔 업주들은 갑작스레 몰린 응원 인파에 신이 났다. D모텔 양모(36) 사장은 "평일 밤 11시에 방이 가득 찬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즐거워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노경석 인턴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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