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면] 화장품·기능성 식품 등 '숙면 도우미' 봇물

수면산업이 뜨고 있다. 과거 수면상품은 수면안대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침구류부터 화장품, 기능성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이 출시돼 잠 못 이루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백프라자점 9층 가구 매장에 있는 한 메모리폼 전문브랜드에서는 코골이완화 베개를 판매하고 있다. 코골이완화 베개는 경추(목뼈)를 받쳐주고 뒷머리는 낮춰 기도를 개방하는 원리를 통해 코골이를 완화시킨다고 한다. 가격은 26만원으로 상당히 비싸다. '어떤 사람들이 구매를 할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직원에게 물어 보니 "많지는 않지만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 손님들은 대부분 40, 50대 중년들인데 요즘은 코골이를 고민하는 여성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고 했다.

8층 유아용품 매장에는 유아용 수면조끼가 판매되고 있다. 유아용 수면조끼는 잠버릇으로 이불을 차내는 아이들의 배앓이를 방지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가격은 3만3천~4만9천원이며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스마트폰

수면 패턴과 코골이 습관을 분석해 주는 휴대폰 프로그램이 있다.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유료(0.99달러)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는 '슬립 사이클'(sleep cycle)은 수면 패턴을 분석해 준다. 슬립 사이클 작동 원리는 아이폰에 내장된 중력감지센서(아이폰이 기울어지는 정도를 감지하는 장치)에 있다. 프로그램을 가동시킨 뒤 아이폰을 침대에 엎어놓고 잠을 자면 뒤척일 때마다 침대가 출렁거리는 정도를 감지해 그래프로 기록한다. 많이 뒤척일수록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수면 시간도 체크할 수 있다. 또 그래프를 50일까지 볼 수 있어 장기간 수면패턴을 관찰할 수 있다.

알람도 설정해 둔 시간에 기계적으로 울리지 않는다. 알람 설정시간 30분 전을 기점으로 깊은 잠에서 얕은 잠으로 올라오면 알람이 울린다. 예를 들어 오전 6시에 기상시간을 맞춰 놓으면 오전 5시 30분~6시 사이 최적 시점에 알람이 작동한다. 인간의 수면이 깊은 잠과 얕은 잠이 반복되는 점에 착안, 수면자가 보다 쾌적한 상태에서 깨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다.

옴니아2에는 코 고는 습관을 체크해 볼 수 있는 '코골이 분석기'가 있다. 티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취침 전 실행하면 수면 중 내는 소리를 녹음, 소리패턴을 분석한다. 미리 설정해 둔 기상 시간에 맞춰 패턴분석은 자동으로 끝나고 사용자는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분석 결과는 코골이 없음(0~40㏈), 기차화통소리(95~110㏈), 폭탄소리(110㏈ 이상) 등으로 표시된다.

◆침구류'의류

자세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메모리폼 형태의 소파'매트리스'베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베개의 진화가 놀랍다. 숙면을 유도하는 다양한 기능성 베개가 개발돼 있다. 허브 또는 황토'참숯'옥돌'메밀 등을 넣은 베개뿐 아니라 고정관념을 깨는 발가락 베개, 팔 베개, 눈 베개도 나와 있다. 발가락 사이에 끼우는 발가락 베개는 혈액 순환을 돕고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팔 베개는 팔 저림을 방지할 수 있으며 허브로 만든 눈 베개의 경우 잠잘 때 눈 위에 덮어주면 눈의 피로를 풀어줘 숙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바지와 수면잠옷은 촉감이 부드럽고 땀을 많이 흘려도 쉽게 축축해지지 않아 쾌적한 수면을 돕도록 디자인된 제품들이다. 수면양말은 발의 온기를 유지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으로 녹차향을 가미한 제품도 등장했다. 수면바지와 수면잠옷, 수면양말 등은 온라인 히트 상품으로 꼽힐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기타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호흡장애센터 신철 교수팀은 2008년 코골이 방지 수면조끼를 의료용으로 개발했다. 수면조끼를 입고 잠을 자다 코를 골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에어챔버(공기실)를 팽창시켜 자세를 변화시켜 준다. 임상실험에서 수면조끼는 코골이를 상당 부분 줄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숙면을 돕는 향이 첨가된 수면팩과 자연 발효성분이 숙면을 유도하고 피부 회복을 도와주는 발효 에센스 등의 수면화장품, 멜라토닌 성분이 함양된 숙면우유, 베개 커버 사이에 넣기만 하면 삼림욕 효과가 생겨 심신이 편안해지는 숙면용 우드칩, 아로마 오일 또는 녹차를 넣고 불을 피우면 그윽한 향기가 퍼지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다 준다는 웰빙 램프, 원적외선을 방출해 뇌파를 안정시켜주는 수면유도안대, 숙면을 도와주는 기능성식품과 목욕용품 등도 나와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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