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호(72'대구 남구 대명동)씨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동네 학교 운동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윤씨는 쉴 새 없이 걷는다. 땀을 흥건히 빼고 난 뒤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윤씨는 하루라도 걷기운동을 하지 않으면 찜찜하다.
10년도 훨씬 전의 일이었다. 윤씨는 친구 집에 갔다 오다 갑자기 몸을 지탱하기 힘들 정도로 어지러움을 느꼈다. 여태껏 크게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지냈던 터라 불길한 생각이 확 밀려왔다. "당시 아차 싶었어요. 혹시 영 가는 게 아닌가 싶었죠." 이후에도 어지럼증은 심심찮게 찾아왔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 있으면 증상이 더 심했다. 길거리를 걸어가다가도 어지럼증이 찾아오면 인근 약국으로 달려가 청심환을 먹었다. "어지럼증이 오면 순간 공포심이 들더라고요.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청심환을 먹었죠. 어떨 때는 하루에 2, 3번 먹을 때도 있었어요. 버스를 타다가도 어지러워 답답해지면 버스에서 내려 걷기도 했어요.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이 오면 정신을 찾기 위해 살을 꼬집어 보기도 하고 약국에서 신경안정제를 사서 복용하기도 했지요."
병원도 몇 차례 찾아갔다. 하지만 혈압이 좀 높다는 진단뿐 별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당뇨 검사도 받았지만 문제가 없었다.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니까 혼자 생각해봤죠. 당시 한일지하상가에서 의류 장사를 했는데 장사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더욱이 술'담배도 많이 해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죠. 계속 이런 것들이 쌓이니까 어지럼증이 나타나지 않았나 나름 진단했죠." 그러자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스트레스만 받는 장사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한갑씩 피우던 담배를 끊었고 일주일에 2, 3차례씩 마시던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어느 순간이 되면 약으로는 어지럼증을 못 고칠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우선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걷기였다. 당시 걷기에 관심이 한창 생기고 있을 때였다. 걷기를 통해 몸안의 나쁜 기운을 모두 빼내자고 결심했다. 매일 인근 영남이공대 운동장을 찾아가 걷는 연습을 했다. 오전 6시에 눈을 뜨자마자 운동장을 찾아가 40분~1시간 정도 걷거나 가볍게 달렸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축구로 다져온 체력이라 크게 힘들지 않았다. 걸을 때는 최대한 팔을 앞뒤로 힘차게 흔들면서 빨리 걸으려고 애썼다.
그렇게 3, 4개월이 흘렀다. 어지럼증이 덜해지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그러자 신이 났다. 걷는 것이 효과 있다는 확신을 갖고 운동장 걷기뿐 아니라 일주일에 2, 3차례 앞산 등을 찾아 산행도 시작했다. 1년이 지나자 어지럼증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병원을 찾아갔는데 옛날에 다소 높게 나타나던 혈압이 정상 상태로 돌아왔더라고요. 의사는 오히려 운동을 너무 많이 한다며 좀 줄이라고까지 하더군요."
일반적으로 보면 윤씨의 운동량은 사실 좀 과하다. 매일 아침 걷기를 마치고 오전은 다른 운동으로 시간을 보낸다. 일주일의 절반은 등산을, 나머지는 조기축구를 하는데 투자하기 때문이다. 윤씨는 오래 전부터 조기축구회 활동을 통해 지금은 골드축구단의 감독도 맡고 있다. 과거 축구에 매달렸던 시간을 줄여 걷기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걷기만 하면 힘이 펄펄 납니다. 초반에 걷기를 하면 허리 통증이 조금 나타나는데 운동장을 몇 바퀴만 돌고 나면 통증은 싹 가시고 오히려 힘이 생겨요. 걷기를 계속한 덕분에 다리 근육도 젊은이 못지 않다고 주위에서 칭찬하더라고요."
그는 매일 아침에 걷기를 하지만 겨울에는 아무래도 주의를 많이 하는 편이다. 기온이 많이 낮기 때문에 갑작스런 운동이 몸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나가기 전에 집안에서 3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요. 어느 정도 몸의 열기를 올린 다음에 본격적인 걷기를 하지요."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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