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인요양병원서 열린 개원 1주년 '작은음악회'

김천 감문병원 노인병동 신축…테너 엄정행 교수 자원봉사 공연

대한민국 최고의 테너가수 엄정행 교수가 낮에는 종달새가 울고, 밤에는 반딧불이가 불을 밝히는 공기좋은 한적한 시골의 한 노인요양병원에서 '작은 음악회'를 가졌다.

김천시 감문면 남곡리에 있는 감문병원(원장 이창민)은 최근 노인전문병동을 신축했다. 엄 교수는 우연히 한 지인으로부터 병원소식을 듣고 자신의 성악연구소 소속인 연우여성합창단까지 이끌고 찾아왔다.

엄 교수는 이 병원의 노인전문병동 신축을 기념하는 음악회에서 합창단과 함께 '오 나의 태양' '목련화' 등 10여곡의 가곡을 불러 심신이 노쇠한 어르신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자원봉사 차원에서 한걸음에 내달려와 음악회를 가진 엄 교수는 병원으로부터 한 푼의 개런티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이곳 2만1천450㎡ 부지에 문을 연 감문병원은 300병상의 노인전문병동을 신축했는데, 개원 1년여 만에 병원규모를 대폭 늘리게 된 것이다. 이는 각종 의료시설과 쾌적한 주변환경 등이 맞아 떨어져 찾는 환자들이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번에 신축한 노인전문병원은 4천230㎡ 면적 규모로 병원 복도의 폭이 여느 병원과 달리 7, 8m에 이르고 바닥은 심야전기를 활용한 온돌마루로 꾸며졌다. 환자들의 운동량을 늘리고, 상시 보온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설계됐다. 병원 2층에는 한꺼번에 환자 6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영화관(다용도실)도 마련했다.

특히 이 병원은 장애인들에 대한 쏟는 애정이 남다르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대구직업능력개발센터와 연계하고 있으며, 직원으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가운데 장애인 사회복지사가 유별나게 많다.

또 앞으로 병원 안에 유기농 식자재 공장도 설립할 계획이다. 마을 주민들이 생산한 각종 친환경 농산물과 병원 안 공장을 연계해 만든 안전한 먹을거리를 환자들에게 직접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감문병원은 노인전문병동 신축기념 음악회를 열면서 축하 화환 대신 받은 쌀(20kg짜리) 128포대를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김천시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창민 원장은 "매일 1차례 영화를 상영하고 율동 등 여가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며 "치매나 우울증 환자들의 뇌를 자극해 기억력 유지와 정서안정 등 병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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