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육가공부문 군납 1위…창업 35년 동양종합식품㈜

동양종합식품 영천공장 직원들이 군 장병을 비롯한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를 소시지 등 육가공식품을 포장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동양종합식품 영천공장 직원들이 군 장병을 비롯한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를 소시지 등 육가공식품을 포장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35년 동안 대(代)를 이어 위생적이고 품질 좋은 햄, 소시지, 어묵 등을 생산하는 종합식품회사가 있다.

동양종합식품㈜은 2세 경영인인 강상훈 대표이사 회장의 성공적인 가업 승계와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창업 때보다 매출액(2009년 기준 270억원)이 34배나 성장한 중견 식품회사이다.

◆창업주, 회사 성장 토대 마련

이 회사 창업주는 강봉조(2005년 작고) 전 회장이다. 그는 중령으로 예편한 후 1975년 경산에 동양종합상사라는 이름으로 늦깎이 창업을 했다. 도·소매업을 하다가 아예 식품공장을 차렸다. 1980년대에는 당시 도시락 반찬으로 인기를 끌었던 '혼합 소시지'와 양념소스, 당면, 과자 등을 만들어 팔았다. 오랜 군 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근면함과 정직함으로 원가를 속이지 않고 납품기일을 제때 맞추는 등 신용 경영으로 거래처가 늘어나고 매출이 올랐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거래처에서 받은 어음이 부도나면서 한때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때 안정적인 거래처가 절실하다고 판단, 80년대 말 군대 내 햄버거 식단을 제의해 성사시키는 등 군납 시장에 뛰어들어 돌파구를 찾았다. 이어 돈가스, 햄 등 전투식량 등으로 군납 품목을 늘려갔다. 이후 육류소비가 늘면서 이 회사도 성장궤도에 올랐다.

◆성공적인 가업 승계와 공격적인 경영

강상훈 대표는 ROTC로 군 복무를 하다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1989년 동양종합식품에 평사원으로 입사,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생산과 영업 현장을 돌면서 다양한 업무를 접하면서 많을 것을 배웠다.

그는 중견간부가 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하기를 원했던 창업주와는 달리 회사 경영의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었다. 강 대표는 "경영철학과 견해 차이에서 오는 창업주와 2세 경영인의 갈등이 있을 수 있다"면서 "한때는 사표까지 냈을 정도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때도 있었지만 어머니와 아내가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논리적으로 설득시켜 갈등을 해소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타계로 2005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공격경영을 본격 시도했다. 2년 뒤 강 대표는 위생관리 시스템을 향상시키고 업무 효율화를 위해 160여억원을 들여 영천 금호읍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최신 설비와 자동화시스템을 갖춘 공장을 준공했다. 이와 함께 기존 경산과 합천의 생산라인과 품목을 정비했다. 영천 공장은 식품 관련 중소기업 공장으로 규모나 시설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대기업의 식품공장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대기업 OEM과 군납 외에도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브랜드 '선팜'(Sun Farm)을 출범시켰다. 이 브랜드는 앞으로 홍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알린 후 점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강 대표는 "아버지의 치밀함과 섬세함, 친화력은 지금도 본받아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돈을 보고 가업을 승계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업을 이어받기 위해 가업을 승계했다"면서 "장인정신, 발명가적 정신으로 고객의 건강과 맛을 생각하는 전통식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식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책임감

동양종합식품은 최상의 위생관리 시스템인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과 국방품질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자연친화적이며 맛있고 위생적인 제품을 생산,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ISO 9001, ISO 14001 인증, KS 인증을 받았다.

영천공장은 마치 반도체 공장처럼 깨끗하고 위생적이다. 에어샤워실은 물론 온·습도 조절, 공기 정화, 세균 멸균, 철 금속 등 물리적 위해요소 검출기 등 전국 최고 수준의 생산설비와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가 빠른 시간 안에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고도화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췄다.

경산 본사 및 제1공장은 김치류와 샐러드류를, 제2공장인 영천공장에서는 햄, 소시지, 돈가스, 불고기·치킨 패티(고기조각) 등 육가공식품과 소스류, 짬자미 등 조림류 등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특히 육가공 부문 군납시장에서 15%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나 현역 장병들은 이 회사가 생산한 햄과 소시지 등을 안 먹어본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명진 경영전략팀장은 "우리 회사가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영천과 경산 등에서 생산되는 자연친화적이고 신선한 원재료를 구입해 쓰기 때문이다"면서 "제품에 조금의 하자가 있어도 타협을 하지 않는 경영철학도 기업 성공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공헌 사업에도 헌신

이 회사는 종업원의 근로의욕 고취와 사기진작을 위해 다양한 주제의 사내 경연대회 개최와 등산, 기살리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이는 노사문화 우수기업, 명문장수기업인상을 수상하는 토대가 됐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10PPM 이하로 배출하는 자체 폐수 시설을 운영하고, 팔공산과 금호강 주변 환경정화운동, 지역 푸드뱅크 물품 기증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사와 화성장학문화재단이 공동 제정한 제16회(2010년) 늘푸름 환경대상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당시 수상금은 모두 매일신문 '이웃사랑'에 기부했다. 대구대와 산·학 교류협약을 체결,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공장을 학생들의 실험실습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양성한 인력들은 수시로 회사에서 채용을 한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