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結草報恩' 허정무 감독 16강 앞두고 새 사자성어

그동안 중요한 결전을 앞두고 독특한 사자성어를 선보였던 허정무(55) 대표팀 감독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의 결전을 앞두고 던진 새로운 사자성어는 '결초보은'(結草報恩)이었다.

허 감독은 24일 오후 루스텐버그 올림피아 파크 스타디움에서 팀훈련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16강에 오르기 전까지 열렬히 응원해준 국민을 비롯해 그동안 선수를 길러준 부모님과 선생님, 대표팀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은혜를 갚는 심정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무엇보다 16강에 오른 팀다운 화끈한 공격과 단단한 수비를 함께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허 감독은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 앞서 치러진 우루과이-멕시코 경기를 재방송까지 모두 지켜보고 경기 비디오테이프까지 구해서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면서 "우루과이는 특히 측면 공격이 강하다. 오른쪽 풀백인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벤피카)의 오버래핑이 좋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오른쪽 풀백의 수비 문제에 대해선 "솔직히 골을 안 먹는 팀은 없다. 이기는 경기를 하려면 모험도 필요하다"며 "우리 수비수들은 훌륭하게 경기를 했다. 기회를 얻으려면 그만큼 상대에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우루과이 공략 포인트에 대해선 "우루과이의 중앙수비가 두텁다. 좌우 측면으로 빠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며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을 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리한 공격으로 손쉬운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며 "중앙 미드필드를 두텁게 하는 것도 필요하고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 때처럼 역습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와 함께 허 감독은 "단판 승부여서 승부차기의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 벌어졌을 때 이운재를 투입하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허 감독은 올 1월 3일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새해 첫 훈련을 끝내고 '호시탐탐(虎視耽耽·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본다)'과 '호시우보(虎視牛步·호랑이처럼 예리한 판단력과 소처럼 신중한 발걸음)'라는 사자성어로 월드컵의 해를 맞는 각오를 전했다. 나이지리아전에 앞서서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의 초한지에서 유래한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사자성어를 썼다.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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