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김천YMCA의 '시의원 10계명'

김천YMCA 시정지기단이 김천시의원들이 지켜야 할 '시의원 10계명'을 내놓고 다음 달 김천시의원들의 취임식 때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10계명은 '의회 일정을 기억하여 반드시 지켜라' 등 지방의원이 지켜야 할 덕목도 있지만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켜라'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 등 일반 시민으로서의 도덕성을 강조하는 대목도 적지 않다. 그만큼 과거 지방의원들의 도덕성과 자질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일 게다.

지방의회 의원은 조례 제정 및 개폐, 예'결산 심의 승인, 행정사무 감사와 조사, 중요 재산의 취득 및 처분에 관한 사항, 청원의 수리와 처리 등 주민생활과 직결된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지방의원의 의정 활동이 전문 지식 없이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지방의회 출범 20년째를 맞은 지금까지도 지방의원의 전문성 부족이 지적되고 심지어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대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 구도와 제도 아래에선 지방의원들에게 전문성을 강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여야 정당들이 각 분야에서 전문직으로 활동한 사람을 공천하는 대신 '돈 공천' '인맥 공천' 등 국회의원들의 '공공연한 사천(私薦)'을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방의원들의 의정 활동에 필요한 능력을 배양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 및 훈련 과정도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지방의회는 지난 1991년 출범한 후 칭찬과 격려보다는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 비판과 욕을 더 많이 들었다. 금품 수수와 폭력 및 사기, 성매매 등 비리 혐의로 도마에 오르거나 이권에 개입해 재산을 부풀리는 놀라운 '재테크 실력'을 가진 지방의원도 있었다. 청렴성과 도덕성 결핍이 지방의원 자질의 가장 큰 문제점인 셈이다.

따라서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지방의원들에게 전문성보다 청렴성, 도덕성, 봉사 정신, 지역에 대한 애향심 등을 요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복잡한 예산과 행정사무를 감시 견제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보다 더 심도 있고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청렴성과 도덕성만 갖춰도 지방의회가 지금의 모습은 아닐 것이란 얘기다. 청렴성과 도덕성에 중점을 둔 김천YMCA의 '시의원 10계명'을 모든 지방의원들이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을 때 우리 지방자치는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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