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분열과 반목의 한국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5천만 한민족을 하나의 문화코드로 연결하여 엄청난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는 것이 '붉은악마'다. 붉은악마는 2002년 월드컵에서 국내외의 한민족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었고,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최초의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이룩하고 이제 8강, 4강이라는 또 한번의 신화창조를 위해 다시 뜨거운 응원의 열기를 펼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대회를 통해 널리 알려졌던 '붉은악마'의 상징물로 활용된 귀면(鬼面)의 주인공이 바로 치우천황이다. 치우는 금속을 제련하여 무기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전투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 동북아시아에서는 그를 전쟁신·군신·수호신으로 받들었다. 그런데 붉은악마의 문양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치우에 대한 기록은 '사기'(史記)나 '산해경'(山海經)을 비롯해 40여 종의 중국 사서에 등장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의 정사에는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조선 숙종 원년인 1675년에 북애자(北崖子)가 저술하였다는 상고시대와 단군조선의 임금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는 '규원사화'(揆園史話)와 1911년에 계연수(桂延壽)가 편찬한 '환단고기'(桓檀古記) 등 위서(僞書)로 치부되는 책에 치우씨(蚩尤氏), 치우천황(蚩尤天皇) 등으로 자세히 기록돼 한민족에 속했다고 주장하지만, 학계에서는 역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치우에 대한 정서와 평가는 일반 대중과 학계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국민들의 정서는 치우를 당연히 우리 역사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학계는 '치우가 우리의 조상이라는 것을 뒷받침할 실증적 자료가 없다'며 여전히 '중국 고대의 신화적 인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치우의 흔적을 일상생활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기와집 처마나 막새기와(귀면와)에 위치하여 집을 화재와 재액으로부터 보호해주고, 동짓날에는 붉은 팥죽이 되어 병마와 액운을 막아 준다. 또한 개인과 집안을 보호해주는 단오절 적령부(赤靈符)라는 붉은 부적을 통해, 군사들의 무기와 군기(軍旗), 투구 등에 새겨져 승리를 일궈내는 군신(軍神)으로 작용하며, 잡귀를 막아주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붉은 도깨비로 항상 우리 곁에 머물렀다.
현재 치우천황은 중국과 한국 모두에게 전쟁의 신으로 받들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한국과 중국의 조상이 치우라는 공통점에 의해 한국과 중국의 연대를 쉽고 강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치우의 역사가 민족간 다툼의 빌미가 아니라 협력과 화합의 근거가 되기를 바란다.
온갖 반목과 대립으로 마음이 갈라져 있는 한국에서 국민을 하나로 연결하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인의 위대한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치우천황의 변신인 붉은악마의 응원문화이다. 어떤 문화적인 코드보다 한국민을 하나로 묶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은 치우천황이 새롭게 변신한 붉은악마라는 문화적 코드이다. 이러한 문화적인 현상들을 잘 활용하여 대한민국을 통합하고 화합시키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아무튼 치우천황의 화신인 붉은악마의 응원의 힘이 멀리 남아공 월드컵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의 태극전사들에게 전달되어 오늘밤에 벌어지는 우루과이전에서 승리하고 내친김에 2002년 월드컵에서 보여주었던 4강 신화를 다시 한번 재연할 수 있기를 치우천황의 새로운 변신인 붉은악마의 한 사람으로서 기원해본다. 오늘밤 치우천황의 활약이 기대된다.
혜명동양학연구원장(다음카페-혜명동양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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