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미 '초강세' 亞·북중미 '선전'…유럽·阿 '몰락'

16강 진출 대륙별 성적표

'남미의 초강세, 아시아와 북중미의 선전, 유럽과 아프리카의 몰락.'

26일 16강이 모두 가려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의 대륙별 성적표다. 이번 월드컵에서 남미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칠레 등 남미에서 출전한 5개국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칠레를 제외한 4개국은 조 1위를 차지했다. 이들 4팀은 또 해당 조에 속한 유럽팀에 한번도 지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례 없는, 어느 축구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남미 지역 예선과 코파 아메리카 대회 등을 통해 고지대에서 볼을 차는 노하우를 이미 터득했기에 고지 6군데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유독 강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또 4개국이 출전한 아시아는 한국과 일본 두 팀을 16강에 올려놓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세계의 조류에 본격적으로 눈을 뜬 한국과 일본은 유럽의 부진을 틈 타 변방에서 중심으로 도약했다. 3개국이 출전한 북중미도 미국과 멕시코 등 두 팀을 16강에 올려놓는 성과를 냈다.

반면 유럽은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남미와 양대 산맥을 형성했던 유럽은 스페인과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독일, 잉글랜드, 포르투갈 등 6개 나라만이 16강에 올라 역대 가장 저조한 흉작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유럽팀은 전체 32개국의 41%에 달하는 13개 나라였으나, 그중 절반 이상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이다. 이는 1930년 월드컵이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16강에 오른 유럽 팀 가운데 우승 경험이 있는 팀은 독일과 잉글랜드뿐이다.

게다가 유럽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독일과 잉글랜드, 네덜란드와 슬로바키아 등 6개 나라가 16강에서 서로 맞붙어 8강에서는 유럽 팀이 절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무려 6개국이 8강에 오른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유럽 각 팀은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세계 최고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는 자부심으로 대회에 나섰지만 남미와 아시아 등 발전을 거듭하는 신흥강호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해 고전을 자초했다.

역대 가장 많은 6개국이 출전한 개최 대륙 아프리카도 저조한 성적표를 냈다. 개최국 남아공 등 돌풍을 예고한 5개 팀이 탈락하고 가나 한 팀만 16강에 올랐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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