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오후 11시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와 8강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 온 국민의 염원이던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 대표팀은 내친김에 8강에 올라 한국 축구사의 한 획을 긋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8강 길목에서 만난 한국과 우루과이는 탄탄한 조직력과 빠른 공수 전환을 주 무기로 하는 등 팀 컬러가 비슷하다. 경기 흐름을 누가 선점하느냐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골 결정력, 체력 등이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상승세 대결
한국과 우루과이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은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 선수단의 분위기가 좋다. 우루과이도 남미 예선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쳐 겨우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조별리그 A조에서 강호 프랑스와 개최국 남아공을 따돌리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우루과이는 조별리그에서 무패, 무실점을 자랑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루과이는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4전 4승을 거뒀다.
◆공격이냐 수비냐
우루과이는 조별리그에서 탄탄한 수비, 빠른 공수 전환과 역습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애초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프랑스, 남아공, 멕시코 등을 맞아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디에고 포를란,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가 '삼각 편대'를 이룬 공격 라인도 화려하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얻은 4득점 중 두 골을 넣은 포를란이 요주의 인물이다. 오스카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은 "한국은 수비에 문제가 있다"며 불안한 수비를 공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맞서는 한국으로서는 전략, 전술을 짜기가 곤혹스럽다. 공격 위주로 하려니 상대의 역습이 두렵고, 수비에 중심을 두면 상대 공격진의 집중 포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우루과이는 수비 숫자를 굉장히 많이 두고 역습을 주로 하는 팀이기 때문에 긴 승부를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이런 팀을 상대로 골을 넣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도 충분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세트피스와 승부차기
16강전부터 단판 승부가 펼쳐지는 만큼 골이 많이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세트피스에서 득점을 노려야 한다. 월드컵 데뷔골을 프리킥 골로 장식한 박주영과 '왼발의 달인' 염기훈, 전담 키커 기성용 등 3명에게 기대가 모아진다.
실점하지 않으려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다 보면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대표팀은 승부차기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는 등 이에 대비하고 있다.
◆그라운드는 한국 편
'잔디 보호' 차원에서 양팀은 모두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공식 훈련을 하지 못했다. 경기장 그라운드에 적응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대표팀은 12일 그리스와의 1차전을 이곳에서 펼쳐 그라운드를 충분히 경험, 유리한 입장이다. 게다가 그리스에 2대0으로 승리해 심리적인 면에서도 기분 좋고 편안하다.
◆오른쪽 풀백 누가 나설까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오른쪽 풀백을 제외한 '베스트 멤버'는 거의 고정적이었다. 다만 오른쪽 수비 자리는 1, 3차전 차두리, 2차전 오범석이 출전해 우루과이전엔 누가 선발로 나설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허 감독은 힘과 체격이 좋은 유럽 팀을 상대할 때는 차두리, 개인기가 좋고 민첩한 남미 팀을 상대할 때는 오범석을 기용했다. 그렇다면 우루과이전엔 오범석이 출전해야 한다. 하지만 오범석과 차두리 모두 허 감독의 전적인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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