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정서비스도 첨단IT시대…강성주 행안부 정보기반정책관

"오늘은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겁니다. 정보통신업계의 미래를 결정할 대회전(大會戰)이 시작됐거든요." 이달 24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만난 행정안전부 강성주 국장(정보기반정책관)은 대뜸 '역사' 이야기를 꺼냈다. 이날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애플의 '아이폰4' 스마트폰이 국내외에서 판매에 들어간 것을 빗댄 이야기였다. 물론 그도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승부는 응용 소프트웨어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갈릴 겁니다. 어느 진영이 더 우수하고 다양한 앱을 내놓느냐에 달린 것이죠. 그런데 앱 개발에 도움이 될 정보를 누가 제일 많이 갖고 있을까요? 바로 공공기관입니다. 그래서 앱 개발자들에게 방대한 공공정보를 온오프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그는 공무원 PC경진대회도 없앴다. 대신 '공무원 정보지식인 대회'를 올 10월 연다. "문서 작성, 표 계산 프로그램 등 단편적 PC 활용 능력은 이제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앞으로는 정보화 전문 지식과 창의적 정책 아이디어,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문제 해결 능력이 행정서비스에 필수적입니다."

당연히 '140자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트위터에도 관심이 많다. 팔로어(Follower)로 등록한 주요 인사도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 빌 게이츠 MS 회장, 웹 2.0을 주창한 팀 오레일리,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등 IT업계 거물들이다.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인물들을 매일 만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류를 진화시키고 있지 않습니까. 대부분 엔지니어들인 저희 부서 직원들에게도 진정한 IT 강국, 더 따뜻한 미래로 가기 위해선 인문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드웨어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강 국장이 요즘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사이버보안. 지난해 7월 7일 발생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대란 1주년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정부 각 부처들이 최근의 디도스 공격들에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7월 초에는 보안 수준을 한 단계 높여 혹 발생할지 모르는 제2의 DDoS 공격에 대비할 예정입니다. 관련 부서 전 직원이 이미 비상근무에 들어갔습니다."

강 국장은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technocrat·기술관료)다. 1986년 행시 30회에 합격, 옛 체신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대부분의 경력을 IT 분야에서 쌓았다. 사무관 시절에는 '정보화촉진법' 초안을 만들었고, 정보통신부 기획총괄팀장, 청와대 과학기술 행정관으로도 일했다. 석·박사학위도 각각 미국 시라큐스대학·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받았다.

"행시 합격 후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연수를 받을 때였어요.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오명 당시 체신부 차관이 특강을 하면서 정보통신 분야의 장밋빛 미래를 역설하시더군요. 길게 생각할 것 없이 진로를 결정했지요."

그는 현 정부 들어서 정보통신부가 해체될 때도 대부분의 동료와 달리 행안부를 선택했다. "방송통신위로 제일 많이 옮겼는데 저는 규제기관보다 정책기관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세상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보자는 게 제 공직생활 최고의 목표거든요."

앞으로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뭐냐는 질문에 그는 "공직에서는 월드뱅크(IBRD)에서 개발도상국 정보화 지원사업을 꼭 해보고 싶고, 은퇴한 뒤에는 전문대학에 진학해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워 해외봉사에 나설 생각"이라고 했다. 엔지니어·행정전문가 양쪽 모두의 일을 한다고 해서 얻은 '반푼이'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아 보였다. 경북 의성군 봉양면 출신인 그는 봉양초교·봉양중·대구 능인고·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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