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대구시 동구 신용동)에 노 전 대통령 실물크기의 동상이 들어서 왜 이 시점에 동상을 세웠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상은 통상 당사자 사후에 세워지는 것이 관례지만 노 전 대통령이 생존해 있는데도 동상이 설립된 것에 대해 대구 동구청 및 주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병세가 아주 위중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988년부터 1993년까지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뒤 투병 중으로 현재 병세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5일 대구 동구청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동상은 부인 김옥숙 여사와 아들 재헌씨가 최근 인부 3, 4명을 동원해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가 마당 한쪽에 자리한 동상은 받침대를 포함해 180㎝가량으로 노 전 대통령의 실제 모습과 비슷하다. 받침대 앞면에는 '제13대 노태우 대통령'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생가 관리를 맡고 있는 노재달(56) 씨를 비롯해 인근 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동상과 관련해 가족으로부터 특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노 씨는 "김 여사가 22일 동상을 가져왔지만 왜 갑자기 동상을 세우는지에 대해서는 말씀을 하지 않았다"며 "사전에 동상 건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생가 기부채납 의향서를 받은 적이 있는 동구청도 동상 건립 배경 등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고 있다. 2007년 12월 노 전 대통령 측은 동구청에 생가 기부채납 후 개·보수와 주차장 마련, 진입도로 설치 등 사후 관리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동구청은 예산 부족으로 기부채납 의향서를 반송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동구청은 재정 부담을 나눠진다면 생가 인수를 검토해보겠다고 제안했으나 아직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구체적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 측에서 동상 건립에 대해 사전에 이야기를 한 것이 없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며 "이달 안으로 기부채납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 측의 의사를 타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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