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 패배로 태극전사들이 8강행 티켓은 놓쳤지만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했던 누리꾼들의 남아공 월드컵은 계속되고 있다.
태극전사뿐 아니라 여전히 눈에 띄는 외국 선수나 감독의 특징과 골 장면, 응원객 등을 눈여겨봤다가 포복절도할 신조어와 별명을 계속 쏟아내며 월드컵을 즐기고 있는 것.
우루과이에 당한 통한의 패배 후 쉼없는 눈물을 흘렸던 차두리에 대해 누리꾼들은 "차두리는 역시 인간이었다"며 "최선을 다했으면 그뿐, 눈물을 거두라"고 격려했다.
상대팀 수비수를 몸으로 튕겨내는 등 파워풀한 몸싸움을 보여준 차두리는 월드컵 내내 화제가 됐다. 아버지 차범근 해설위원이 조종,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차미네이터' '차바타'라는 별명을 달아주었다.
직장인 조현진(32·여)씨는 "한국팀이 우루과이의 벽을 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한국팀의 승패에 연연하기보다는 월드컵 자체를 즐기려고 한다"며 "인터넷에 올라오는 선수 별명, 신조어 등 경기 뒷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런 글들을 찾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앞서 나이지라아전에서 태극전사 이정수는 '동방예의지국 슛'이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이 선수가 헤딩 후 발로 골을 넣은 모습이 언뜻 인사하는 것처럼 보여 붙여졌다. '물개 드리블'이란 말도 생겼다. 북한전에서 골을 넣은 포르투갈 공격수 호날두가 북한 리명국 골키퍼를 맞고 튀어 오른 공을 다루는 모습이 물개가 공을 갖고 부리는 재주와 닮았다고 해서 만들어졌다.
'페널티녀'란 단어도 등장했다. 나이지리아가 김남일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여성 팬이 카메라에 잡힌 것을 두고 네티즌들은 진심이 느껴지는 청순 여성을 페널티녀로 바꿔 부르고 있다.
한-그리스전이 열린 12일은 '러키세븐 데이'(Lucky-7 Day)로 불렸다. 경기 전반 7분 이정수의 선제골과 후반 7분 박지성의 쐐기골, 그리고 박지성의 등번호 7번을 합쳐 '행운의 숫자 7이 함께했다' 해서 붙여진 것.
골을 넣기 좋게 올려주는 문전 크로스를 일컫는 '택배크로스'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그리스전에서 기성용이 프리킥으로 이정수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자 이를 지켜본 차범근 해설위원이 "문 앞이 아니라 머리 앞까지 가져다주는 택배"라고 언급해 붙여졌다.
선수, 감독 등의 이색 별명도 눈길을 끌고 있다. 주장답게 믿음직한 플레이로 경기를 이끌어간 박지성은 '캡틴박', '봉산지성'(그리스전 골 세레모니가 봉산탈춤을 연상시킨 데서 유래한 별명)이라 불렸다. 박주영, 박지성의 '양박'과 기성용, 이청용의 '쌍룡'은 '양박쌍룡'으로 불리더니 그리스전에서 무실점 선방한 정성룡까지 더해 '양박삼룡'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북한전에서 강력한 복근을 보인 지윤남에게는 '인민 복근', 저돌적인 경기 모습이 영국의 톱스타 루니와 비슷하다 해서 정대세에게는 '인민 루니'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 '신의 손' 마라도나는 정장을 입은 모습이 가수 나훈아를 닮았다고 해서 '마라후나'란 애칭을 얻었고 그리스 카추라니스는 스파이크에 파인 잔디를 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잔디남'이라 불렸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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