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경산시 진량공단 ㈜아진산업 서중호(52) 대표는 한 해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CEO가 아니라 구수한 입담을 늘어놓는 옆집 아저씨 같았다.
서 대표는 "뭐 잘한 것도 없는데…"라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했다. 그러나 기자와 농담을 주고 받는 사이 나눔에 대한 그의 소신이 엿보였다.
"자식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닮는다지요? 아버지는 집에 찾아오는 이웃들을 맨손으로 돌려보낸 적이 없었어요. 감자 한쪽이라도 손에 쥐여 주셨지요."
단지 아버지 피를 물려받았을 뿐이라는 서 대표. 그러나 그는 수년째 몸에 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따뜻한 CEO다.
그는 얼마 전 경북으로 시집 온 결혼이민자 여성들을 위해 3억원을 들여 친정 어머니 100여 명을 초청했다. 중증 장애인 시설의 장애인들을 위해 해외체험을 실시하는 것도 연례행사가 됐다. 또 돈이 없어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중고교생과 대학생 해외 봉사단을 돕고 있다. 특히 경로당과 자매결연을 통해 경로잔치를 베푸는 등 사비를 아낌없이 털고 있다.
서 대표는 "기부도 결국 사람에 대한 투자다. 조금 더 버는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람에 대한 서 대표의 소신은 경영철학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년 전, 많은 기업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는데도 그는'역발상'을 통해 종업원을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고 원가절감 및 개선활동으로 생산성을 10% 이상 향상시켰다.
그는 직원들에게 항상 먼저 다가가 장난을 걸 정도로 소박하고 편한 사장이다. "사람이 있어야 기업도 있고, 돈도 벌고 할 거 아닙니까?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결국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과 다름없어요."
서 대표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노인들을 위한 실버랜드를 만드는 것.
서 대표는 "저도 결국 나이가 들고 노인이 될 텐데 갈 곳을 미리 마련해 둬야죠. 자식들을 믿을 수 있나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직장에서도 사람 사는 냄새, 더불어 사는 세상을 강조하다 보니 직원들도 자연히 장애인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들이 사장님 자식인데 사장님 말씀처럼 우리도 아버지의 뒷모습을 배우고 있는지도 몰라요."
서 대표와 우연히 마주쳐 느닷없이 머리조임(헤드락)을 당한 직원의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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