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일본 도쿄 인근의 하코네. 수수께끼의 거찰 명혜사를 취재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기자는 승려의 시체와 맞닥뜨리고 여행을 겸해 친구 부부와 함께 하코네를 방문한 교고쿠도 일행 역시 살해된 네 명의 승려를 발견한다. 이 소설은 교고쿠도가 해박한 지식과 현란한 말솜씨로 하코네 산중의 미스터리와 명혜사의 비밀을 하나씩 밝혀나가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려나간다. 저자는 명혜사의 수수께끼를 밝히기 위해 일본에서 전승되는 요괴 중 하나인 철서(鐵鼠)의 모티브를 차용한다. '승려가 변한 존재로 세상을 혼란케 하는 쥐'인 철서는 나약한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것으로 설명하면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철서'는 곧 자기 자신이며 '철서'를 없앨 수 있는 존재 역시 자기 자신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추리소설이라는 형태를 빌려 초자연적인 현상을 뇌와 신경, 양자역학, 기독교, 심리학 등과 같은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세계관을 통해 설명한다. '존재해야 할 것만 존재하고, 일어나야 할 일만 일어나는 것'을 설파하면서 초자연적인 세계관과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세계관 사이에서 방황하고 갈등하는 존재들을 치유하고자 한다. 또 해박한 지식을 가진 교고쿠도의 입을 통해 일본의 다양한 불교 종파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다. 각 권 1만4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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