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병역 명문가'에 관심과 격려를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강산이 여섯 번이나 바뀔 만큼의 시간이 흘렀지만 최근 '천안함 사태'에서 보듯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지난 3월 우리 해군의 초계함인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아 46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는 가슴 아픈 일이 발생했다. 다시금 남북한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최근 '천안함 사태'는 우리가 여전히 휴전 중인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준다.

특히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잠시 휴전 중인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 병역의 의무는 엄중하고 무겁게 다가온다. 그런 점에서 병무청이 찾고 있는 '병역 명문가'의 의미는 특별하다. 병무청은 2004년부터 해마다 '병역 명문가'를 선정해 인증서와 표창을 수여해오고 있다. '병역 명문가'란 삼대(三代) 가족 모두(조부 및 부와 백'숙부, 본인 형제와 사촌 형제)가 현역 복무를 마친 가문을 말한다. 병무청의 '병역 명문가' 찾기 행사는 명예롭고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한 분들이 우대받고 긍지와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목적으로 올해로 7년째를 맞고 있다.

시행 첫해인 2004년에 40가문, 2009년 147가문 등 지난해까지 전국적으로 568가문을 선정했다. 올해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각 지방병무청 민원실에서 신청을 받아 가계 구성원의 병역 이행 내력 등을 확인해 전국에서 192가문을 선정하고 11일에 '대통령상' 표창 가문 등 표창대상 20가문에 대한 시상식을 가졌다.

올해 영예의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김천수 씨 가문은 1대 김종갑 씨가 6'25전쟁에 참전하는 등 3대 가족 13명이 모두 총 351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한 그야말로 명문 가문이다. 특히 1대 김종갑 씨에 이어 2대 5형제와 3대 7명의 손자가 모두 병(兵)으로 복무를 마쳤다. 손자들은 박사 과정 중이거나 아토피가 심했음에도 병원까지 다니면서 모두 현역으로 입영해 우수 병사로 뽑히기도 했다.

우리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올해 19가문을 포함해 지금까지 95가문이 '병역 명문가'로 선정됐다. 특히 시행 첫 해에는 대구 동구에 거주하는 류범열 씨 가문이 최고의 명문가인 '대통령상'을 수상하여 애국과 충절의 고향인 대구경북의 명성을 알리고 지역민들의 병역 이행에 대한 자긍심을 드높였다.

'병역 명문가' 찾기 사업은 국가라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의 뜻을 기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병역을 성실히 이행한 대다수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북돋워 주기도 한다. 또 아직까지도 '환자 바꿔치기' '정신질환 가장' 등 병역 면탈 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이때에 우리 젊은이들에게 병역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병역 이행의 숭고함도 일깨워 주리라고 확신한다.

사업이 시작된 지 일곱 해째이고 지금까지 많은 명문 가문이 탄생하였지만 아직까지 이분들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대가를 바라고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것은 아니지만 주위로부터 존경받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면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우대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국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협조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있어야 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건강한 병역 문화 정착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원할 때, 병역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한 사람이 존경받고 긍지를 갖게 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국방 또한 튼튼해질 것이다. 아울러 올해 '병역 명문가' 찾기 행사에 보내주신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손종해 대구경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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