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 고마노…" 일본, 승부차기 끝 8강 실패

스페인, 비야 결승골로 포르투갈 1대0으로 꺾어

스페인과 파라과이가 마지막 8강행 티켓 두 장을 거머쥐었다.

우승후보 스페인은 30일 오전 3시 30분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간판 골잡이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가 후반 18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1대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남미의 다크호스' 파라과이는 '사무라이 블루' 일본을 승부차기로 따돌리고 8강에 합류했다. 파라과이는 29일 오후 11시 프리토리아의 로프투스 페르스펠트 경기장에서 벌어진 16강전에서 일본과 연장전까지 120분의 대접전을 펼쳤으나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후 승부차기에서 5대3으로 승리했다. 통산 8번째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파라과이는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스페인과 파라과이는 7월 4일 오전 3시 30분 4강 진출을 다툰다.

◆스페인 1-0 포르투갈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가 힘겹게 조 1위를 차지했던 스페인이 이번 대회 최대 고비로 여겨진 포르투갈과의 라이벌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8강에 진출, 사상 첫 우승을 향해 나아갔다. 월드컵 본선에서 포르투갈을 처음 만나 기분 좋은 승리를 낚은 스페인은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도 16승12무5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서로 너무 잘 아는 양팀 간의 '이베리아 더비' 경기는 스페인이 그라운드를 주도하는 가운데 포르투갈이 날카로운 역습으로 득점을 노리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스페인의 계속되는 공격에도 철벽같던 포르투갈 골문은 후반 18분 열렸다. 스페인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가 문전의 사비에게 패스를 넘겼고 사비는 곧바로 좌측으로 파고들던 비야에게 연결했다. 절묘한 패스로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비야는 왼발로 슛을 때렸다가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오른발로 재차 차 넣어 포르투갈 골망을 흔들었다.

◆파라과이 0(승부차기 5-3)0 일본

일본이 연장 포함 120분의 혈투 후 승부차기에서 파라과이에 3대5로 져 눈물을 흘렸다.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 벌어진 승부차기는 너무나 잔인한 '룰렛 게임'이었다.

파라과이 선수들은 '칠라베르트의 후계자'로 불리는 골키퍼 후스토 비야르(바야돌리드)의 두 손에 온 기대를 걸었고, 일본 역시 지난해 J리그 최우수 수문장인 가와시마 에이지(가와사키 프론탈레)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양팀 모두 2명의 키커가 가볍게 골을 넣은 뒤 파라과이는 세 번째 키커 크리스티안 리베로스(크루스 아술)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3번째 키커로 나선 일본의 고마노 유이치(주빌로 이와타)는 오른발로 강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가 버렸다. 고마노는 머리를 감싸쥐며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파라과이의 네 번째 키커 넬손 발데스(보르시아 도르트문트)도 골망을 흔들었고 일본의 간판 스트라이커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도 3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파라과이가 4대3으로 앞선 가운데 다섯 번째 키커는 연장 초반 로케 산타 크로스(맨체스터시티)와 교체 투입된 오스카르 카르도소(벤피카)였다. 192㎝의 장신 공격수인 카르도소는 마치 느린 그림을 연출하듯 천천히 볼에 다가선 뒤 왼발로 가볍게 골문 왼쪽으로 밀어넣었다. 무려 80년 만에 8강에 오른 파라과이 선수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일본 선수단은 주저앉아 눈물바다에 휩싸였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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