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5년만에 본회의 발언 "약속 지켜야 미래 있다"

…대권가도 첫발 신호탄?

"이제는 앞으로 나설 것이다. 자세가 바뀌었다."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본회의 방송을 함께 지켜보던 한 의원 보좌관의 얘기다. TV화면 속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있었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표결에 앞서 네 번째 5분 토론자로 나섰다. 반대토론이었다. 회의장에 앉아 있던 의원 모두가 눈을 치켜떴다.

"정치권에서 시작된 문제로 갈등과 분열이 커져 국민께 매우 죄송스럽다. 오늘 표결을 끝으로 더는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2005년 4월 당 대표자격으로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뒤 5년 2개월 만에 박 전 대표가 본회의 발언에 나섰다. 본회의장에서의 긴 침묵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박 전 대표의 본회의 안건 찬반토론은 1998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 뒤 처음이다.

이날 그는 스타카토적인 '한마디'가 아니라 5분간의 길고 구체적이며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해 9월 3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내정자 신분으로 세종시 수정 소신을 밝힌 지 꼭 300일 만이다.

박 전 대표는 "'수정안이 부결되면 자족성 강화를 위한 더 이상의 (지원)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안타깝다"며 "원안에 이미 자족 기능이 다 들어 있다. 그것을 구체화하는 정부의 실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친이계를 압박하기도 했다. 또 "오늘 결론이 나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모두 마음에 묻었으면 한다"고 계파 간의 타협과 화해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박 전 대표의 '5분'이 대선 가도를 향한 변화의 첫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미래로 가려면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나온 얘기다. 고집스럽고 융통성이 없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면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정치를 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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