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세종시 '원안+α '는 수정안과 다를 게 없다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이로써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제자리로 되돌아가게 됐고 수정안이 안고 있던 각종 문제점도 자동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문제점이란 온갖 특혜로 인해 다른 지역의 경제'문화'교육 역량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다는 것이다. 수정안이 수도권을 충정 지역으로 확대시켜 결과적으로 지역 간 격차를 더욱 벌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와 비판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는 달리 이상한 얘기가 자꾸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친박계와 민주당이 들고 나오고 있는 '원안+α'론이 바로 그것이다. 원안대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될 경우 자족 기능도 부족하고 도시경쟁력도 없으니 수정안에 제시됐던 특혜를 원안에 얹어주자는 얘기다. 이 주장대로라면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건설되는 셈이다.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대구경북을 포함한 비수도권'비충청권 지역이 수정안을 강력하게 반대한 것은 세종시 성격이 바뀌면서 다른 지역이 입게 될 피해 때문이었다. 정부는 수정안을 추진하면서 여타 지역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지역은 없었다. 세종시 블랙홀이 다 빨아들이는데 무엇이 남겠느냐는 것이다.

그런데도 다시 α를 얹어주자니 이 나라에는 세종시만 있고 다른 지역은 없다는 것인가. 왜 세종시에만 이런 특혜를 줘야 하는가. '+α'론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이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α'론은 겉모양만 바꾼 수정안의 재판에 불과하다. 수정안 반대가 처음부터 이 같은 목적을 갖고 있었다면 거기에 힘을 실어준 다른 지역 주민을 기만한 것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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