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급증하는 아동성폭력 피해 어떻게 막나

아이들 옆에는 '김수철' '조두순' 아직도 도사린다

▲아동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가정을 중심으로 한 대응도 중요해지고 있다. 대구여성회에서 아동 성폭력 실태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강연회가 열렸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아동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가정을 중심으로 한 대응도 중요해지고 있다. 대구여성회에서 아동 성폭력 실태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강연회가 열렸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조두순 사건, 김수철 사건 등 크고 작은 아동 성폭력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대낮에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자신의 집에서 성폭력을 당하는가 하면 학교 인근에서 남학생이 성추행을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끔찍하고 잔인한 형태의 크고 작은 아동 성폭력은 이처럼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폭력 사건이 '교통사고와 같다'고 표현한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다.

아동 성폭력은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할까.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이 같은 대처법은 똑똑히 숙지해두어야 한다. 아이들은 훨씬 민감하고 여리기 때문에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마음의 상처가 평생 지속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동 성폭력은 성인 또는 다른 아동이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동에게 가하는 모든 성적 행위를 의미한다. 대구경북 해바라기아동센터 최순화 부소장은 최근 아동 성폭력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성폭력 피해는 최근 5년간 35%나 증가했고 이 중 7세 미만 유아의 피해도 40%를 넘어요. 이 중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80%에 이릅니다. 더욱이 가족 내 친부, 계부, 오빠 등 가족 내 사건이 13%로 매우 심각합니다."

그는 올해 대구경북 해바라기아동센터를 통해 입원치료한 아동만 해도 5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조두순, 김수철과 같은 심각한 성범죄자들이 우리 주변에도 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대구의 성범죄관리대상은 13명. 하지만 김수철 사건을 볼 때 잠재적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최 부소장은 "사회적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부모가 아이의 안전에 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동 성폭력에 있어서 몇 가지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피해자는 여자' '영유아는 안전하다'는 등의 선입견이다. 실제로 6개월 이내 영아들이 당하는 성추행도 있는가 하면 최근엔 남자 아동의 피해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별 관계없이 아이들에게 미리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위험 상황의 대처방법을 어떻게 알려주면 될까. 최근 드러난 어린이 성폭력 사건을 보면 가해자들이 사용하는 가장 흔한 유인방법은 거짓말이다. 낯선 사람이 '같이 놀자' '먹을 것을 사주겠다' '길을 알려 달라'는 식의 제안을 해오면 아이들은 쉽게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다. 이런 경우엔 무조건 "엄마에게 물어보고요"라고 답하라고 일러두어야 한다.

생활 속에 숨어있는 성폭력도 조심해야 한다. 흔한 장난처럼 하는 치마 들추기, 화장실 엿보기, 항문 찌르기, 음란물 보여주기 등은 장난처럼 시작되는 성폭력 가해행위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아이의 사고를 확인했다면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아동에게 화를 내거나 다그치면 오히려 말을 안 할 수 있다. 최 부소장은 "특히 아동 성폭력의 경우 가족들이 반응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모의 감정을 아이는 그대로 느끼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성폭력 사건을 담당하는 기구로는 영남권역 해바라기아동센터(053-421-1375), 대구의료원 원스톱 지원센터(053-560-7468)가 있다. 해바라기아동센터는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을 전담하고 대구의료원은 연령에 관계없이 성폭력 관련 사건을 맡고 있으며 24시간 경찰과 상담사가 상주하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이런 행동을 하면 유심히 살펴라

-자다가 깨거나 악몽을 꾸고 울기도 한다.

-밤에 불을 켜놓고 자려고 한다.

-혼자 집에 있거나 외출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특정 인물이나 장소를 피한다.

-소변을 가리지 못하기도 한다.

-어렸을 때 보이던 행동들을 다시 하기도 한다.

-평소에 잘 먹던 음식을 거부한다.

◆이런 말은 NO~!

-"그게 사실이니? 정말이야?"

-"그런 큰일을 왜 이제야 말하니? 어쩌면 좋아? 어떡하지?"

-"너에게 일어난 일을 빨리 말하면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갈거야."

-"그러게 거길 왜 따라갔니? 안 된다고 소리 질렀어야지."

-"그런 일이 있었으면 빨리 엄마한테 말했어야지, 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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