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자존심인 대구백화점을 굳건히 지키겠습니다."
지역 유통환경이 급변하면서 거대 자본의 틈바구니 속에서 지역 백화점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대구백화점 구정모 회장은 "IMF를 겪은 후 지금까지 내실 있는 경영을 해 온 만큼 외부 상황에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전국적으로도 유일하게 남은 지역자본의 백화점인 만큼 그 위상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30일 기자들과 만난 구 회장은 내년 8월 현대백화점의 입점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이미 늦은 시점"이라며 "하지만 차근차근 대구백화점을 변모시켜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밑그림으로는 대백프라자 야외주차장 개발이 손꼽히고 있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주변 땅 매입 문제와 용도변경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 그는 "그 외에도 풀어야 할 법적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이것이 해결된다면 일단 주차빌딩을 지어 부족한 주차장 문제를 보완한 뒤, 장기적으로는 건물을 지어 매장면적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야외주차장 부지에 건물이 들어서면 사회환원 문제도 빼놓지 않고 실천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까지 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원칙으로 삼았던 것이 신뢰와 믿음"이라며 "지금까지 대구시민들이 대백에 보내 준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매장 공간 일부를 시민을 위해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달부터 일부 매장 리뉴얼도 진행될 예정이다. 문을 연 지 벌써 17년이 된 프라자점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천장 공사를 실시할 계획인 것. 또 프라자점 북쪽에 들어선 이탈리안레스토랑 페페라올라 매장의 4층 증축을 통해 매장면적을 확대, 유명브랜드 그룹 전용 매장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휴 계약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당분간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서로 손해 볼 것이 없는 계약"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신세계가 대구 진출 의사를 원론적 차원에서 거론하면서 올 9월 말 제휴기간 종료를 앞두고 '이제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신세계의 대구 진출이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제휴 계약을 유지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대백 한 관계자는 "계약을 종료하려면 적어도 90일 이전에 어떤 통보가 있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보면 제휴를 유지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2002년부터 대백이 상품매입시 신세계와 동일 조건으로 통합발주하고 신세계 로고와 포장물, 인쇄물 등을 사용토록 해 오는 한편 임원 1명을 상주시켜 마케팅 등 경영 고문 역할을 맡아왔다.
현재 대백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동성로 대백 본점을 어떻게 꾸미는가 하는 문제다. 지난해 대백은 7.2%의 매출상승과 4.3%의 당기순이익 증가를 기록했지만 본점은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숙제는 프라자점의 고객이 초저녁부터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입지적 여건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하는 고객이 대다수이다 보니 늘 주차장은 부족하고 이른 저녁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끊어지기 시작하는 것. 구 회장은 "대중교통 여건이 좋질 않다 보니 자가용 이용객이 더욱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도시철도 3호선이 들어서면 좀 개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 보지만 한편으로는 가뜩이나 부족한 버스 노선이 더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의 진출로 대백이 타격을 입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한 번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구 회장은 "현재 입점해 있는 브랜드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단속하는 한편 신규 브랜드 입점을 위해 부지런히 접촉중인데 업체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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