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이-친박 계파 화합 '정치적 중매' 나서라

MB-박근혜에 다가가 '화해조성' 역할론 제기

"한 지붕 두 가족이었는데 이제는 가족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 찢어지는 일만 남은 건가…." "총선, 대선 국면이 코앞이다. 세력의 통합과 대단결만이 정권 재창출의 길이다."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쏟아지는 말들이다.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갖가지 예측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 전 한나라당 대표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계파 화해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화해만이 정권 재창출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얘기다.

야권이 6·2지방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통한 '연합정치' 모델로 전국을 제패하면서 "뭉쳐야 살 수 있다"는 기류가 형성됐고,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계파의 벽을 넘어 대통합해야만 산다"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은 "한나라당 인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다음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불 보듯 뻔하고 수도권에서는 줄줄이 박살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며 "9월 정기국회가 끝나면 친이-친박 구도가 아닌 총선 국면인데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웃으며 손을 잡아야만 국민정서가 한나라당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중매쟁이'로 이상득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해 6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뒤 자원 외교에만 힘을 쏟고 있고 정치로의 복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일부에서는 "대구경북 경제살리기나 예산 확보, 또 지역 의원들을 케어(care)하면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를 화해시키는 큰 그림을 이상득 의원만이 그릴 수 있다"며 "그 일을 못해내면 다음 총선에서 전국민적 비판을 받고 도태 대상의 반열에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경남 양산 재선거로 국회에 재입성한 박희태 국회의장이 친이-친박 화합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 대표 시절 박 의장이 친이-친박 계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애썼다는 점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또 박 의장의 국회 복귀는 친박계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박 의장은 한쪽으로 쏠리지 않아 "박 의장이 이 대통령이나 박 전 대표에게 다가가는 데 거부감이 없다. 해묵은 갈등을 해결해줄 수 있다"며 기대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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