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업체 사장인 하상수(55) 씨는 허리가 골칫거리였다. 30대 초반 우연히 허리를 삐끗한 이후 해마다 허리 통증으로 말 못할 고통을 받아왔다. "일년 내내 통증이 계속되는 건 아니고 늦가을이나 환절기 때 허리가 심하게 아팠어요. 한번 아프면 서 있지도 못하고 앉는 것도 힘들었죠. 거의 바깥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했죠." 병원에 가고 물리치료를 받는 등 애를 쓰면 한두 달 후에는 허리 통증이 사라지는 것이다.
통증이 찾아왔다 사라지는 일이 매년 반복됐다. "사회생활을 해야 하니 통증이 계속될 때는 정말 괴롭더라고요. 수시로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 다른 사람들이 꾀병처럼 여길 때가 많았죠. 진짜 아픈데 말이죠.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니까 생활이 무척 삭막해지더라고요. 환절기가 되면 또 통증이 시작될까봐 겁이 나서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었죠."
그는 허리 통증을 없애려고 별짓을 다 했다. 허리 고치기로 유명하다는 대구 시내 정형외과나 한의원 등은 안 가본 데가 없다. 당시 직장 생활을 했는데 월급의 절반 이상을 병원비로 날렸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몸에는 당시에 부황을 뜨거나 치료받은 흔적이 남아 있다. "MRA 검사를 해 보면 디스크는 아니에요. 의사 말이 디스크로 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단계라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4년 전부터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던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허리 아프다고 병원 갈 일이 없었고 생활의 제약이 없으니 삶에 자신감도 생겼다. 통증이 사라진 원인은 뭘까. 그는 오래전부터 취미로 해오던 스케이팅의 역할이 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는 20년 전쯤 앞산스케이트장(지금은 없어짐)에서 스케이팅 레슨을 받은 자녀들을 승용차로 태워주곤 했다. 스케이트장에서 아이들이 배우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심심풀이 삼아 스케이트를 탔다. 시골에서 자라 어렸을 때 스케이트를 타봤기 때문에 기본적인 스케이팅을 할 수 있었던 것. 아이들은 일년쯤 레슨을 받다 스케이팅을 그만두었지만 하씨는 스케이팅이 재미있어 계속했다. 그러다 스케이팅 동호회인 대구빙상클럽에 가입했다.
"개인적으로 운동하면 꾸준히 하기가 힘들어요.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규칙적인 운동이 가능하거든요." 일주일에 1차례 정도 스케이트장에 모여 1시간~1시간 30분을 스케이팅에 매달렸다. "허리가 어느 정도 아플 때도 스케이트를 타고 있으면 괜찮더라고요. 이는 허리 근육이 생긴 덕분일 겁니다." 스케이팅은 상체를 굽힌 자세로 스케이트장 15바퀴 정도를 돌기 때문에 자연스레 허리가 탄탄해진다는 것이다.
규칙적인 스케이팅에다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하는 요가도 허리 통증을 없애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하씨는 과거에 허리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6개월 정도 요가를 배운 적이 있다. 그때 배운 요가자세를 매일 잠깐씩 하고 있다. "양쪽 어깨를 땅바닥에 붙이는데 허리에 소리가 나면서 시원해지더라고요. 아마도 오랫동안 축적된 스케이팅 효과와 매일 아침 하는 요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허리 통증이 사라진 것 같아요."
그는 요즘 스케이팅에 더 애착이 간다. 일주일에 한차례 정도 대구실내빙상장을 가다 요즘은 일주일에 세차례 찾는다. 운동효과도 효과지만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빙상장만한 피서지가 없다. 운동을 하면서 피서도 즐기는 1석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원래 운동을 좋아해 젊었을 때는 조기축구회에 가입해 축구도 많이 했죠. 하지만 좀 과격해 그만두었죠. 이것저것 운동을 많이 했지만 저한테는 스케이팅만한 게 없더라고요. 허리뿐 아니라 하체에도 힘이 생기고요. 나이가 들수록 상체보다 하체가 튼튼해야 하는데 스케이팅은 그런 면에서 좋은 운동이에요."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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