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스런 성상담] 남녀의 행복

의학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이론적 근거는 없지만, 정상적이고 규칙적인 성생활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할 수 있다. 섹스를 하고 난 후의 기분 좋은 피로감, 어떤 운동을 했을 때와도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하고 강렬한 기분은 스트레스가 확 풀어지는 것처럼 좋은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섹스 후 잠에 곯아 떨어질 때의 기분 역시 좋아서, 불면증에는 섹스가 최고라는 섹스예찬론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사회가 발전하고 남녀 의식이 바뀌면서, 빈익빈 부익부 같이 어느 한쪽에서는 성의 타락 같은 섹스중독이 문제인 반면 다른 한쪽에는 섹스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점점 잃어버리고 있는 섹스리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선 여성 쪽을 살펴보자. 세계는 날이 갈수록 여성들의 위세가 대단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고소득 전문직과 외교관, 학원 운영 등 소득이 높은 분야에 여성들의 진출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성들 가운데 미혼 여성이 이른바 '알파걸'이다. 알파걸이 가져오는 사회적'문화적 변화는 과거에 비하면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친 자기 중심적 사고 방식과 거의 완벽하다는 우월감 때문에 자신의 행동은 언제나 정의가 된다. 남녀 교제도 자신이 주도해서, 이제는 가부장시대가 아니라 가모장(家母長)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만혼과 저출산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성 문제도 당연히 있다.

알파걸의 경우 성적 태도는 두가지 특징적 행동을 보인다. 무관심형과 쾌락형이다. 무관심형은 이른바 남성의 초식남(草食男)과 같은 개념이다. 초식남은 일본의 한 여성 칼럼니스트가 처음 사용하면서 나온 신개념이다. 여성 또는 성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고, 자기 가꾸기나 취미생활에 몰두하는 일부 젊은 남자들을 말한다. 남자다움이나 야수성이 전혀 없는 초식동물과 같은 남성이다. 무관심형은 일에는 열심이지만 집에 들어오면 TV나 보면서 이리저리 뒹구는 젊은 여성들을 말한다. 몸치장도 않고 트레이닝복이나 걸치면 그만이다. 외래에서 간혹 트레이닝복으로 진찰을 받으러오는 남녀를 보면 깜짝 놀라곤 한다. 혹시나 이런 범주의 사람은 아니더라도 다른 문제가 있는 사람 같아서다.

쾌락형은 꽃미남 또는 애완남을 거느릴 정도로 간섭 없이 섹스를 즐기는 미혼여성을 말한다. 다행히 알파걸도 90% 이상은 결국 결혼을 한다는 보고가 있어서 다행이다. 어쨌거나 만족스런 섹스는 남녀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남성이 남성다움을 여성에게 인정 받으면 인류가 살아 남는다.

박 철 희(계명대 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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