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이틀 연속 9회말 끝내기 쇼를 펼쳤다. 1일에는 '위풍당당' 양준혁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삼성은 이날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대6으로 승리, 주중 3연전을 싹쓸이하며 8연승을 내달렸다.
요즘 삼성 경기는 끝까지 봐야한다. 9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만큼 뒷심이 강해졌고, 승부욕도 불타오르고 있다. 전날 9회말 투아웃에서 조동찬의 끝내기 홈런으로 짜릿한 야구의 진수를 보여준 삼성은 또 한번 각본없는 드라마를 썼다.
4대4, 박빙의 승부에서 맞은 8회. 삼성의 3번째 투수 정인욱이 롯데 가르시아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고개를 떨궜다. 경기 막판, 남은 건 두번의 공격뿐이었고, 2점차는 커 보였다. 하지만 삼성은 포기하지 않았고 8회말 1사 만루에서 박한이의 밀어내기 볼넷과 채태인의 중전 안타로 순식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것만으로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지만 삼성 선수들은 가슴 설레는 승리의 맛에 이미 도취돼 있었다.
9회초 수비 때 1사 2루의 위기를 넘기자 곧바로 기회가 왔다. 선두타자 신명철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오정복의 보내기 번트로 2루에 안착했다. 롯데는 진갑용을 고의사구로 내보내며 다음타자 김상수를 상대로 병살을 유도, 위기를 탈출할 요량이었다.
그러나 삼성 벤치엔 최고참 양준혁이 대타 요원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김상수를 대신해 양준혁이 타석박스에 등장하자 관중들은 '한방 부탁한다'는 속마음을 담아 연신 "양준혁"을 외쳤다.
안타 한방이면 경기는 끝나고 영웅이 되지만 자칫 평범한 내야 땅볼이라도 쳐 병살처리되면 갖은 욕을 먹는 상황이 앞에 놓여 있었다. 양준혁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롯데 투수 이정훈의 3구째 싱커(136㎞)를 밀어쳐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2루주자 신명철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알 수 없던 승부를 단 한번의 기회에 끝내버린 결승타였다.
조동찬은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타격 상승세를 이어갔고 신명철·오정복은 4타수 2안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패한 롯데는 삼성전 8연승(2008년 7월 3일 이후), 대구구장 7연승으로 삼성 '킬러'가 된 송승준을 선발 투수로 내고도 져 4연패 수렁에 빠졌다.
한편 KIA는 SK에 2대8로 져 12연패의 늪에 빠졌다. 삼성은 연패 탈출을 노리는 KIA를 대구로 불러 2일부터 3연전을 갖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프로야구 전적(1일)
롯데 003 001 020 - 6
삼성 000 210 121 - 7
△승리투수=안지만(6승3패1세이브) △패전투수=이정훈(1승6패1세이브) △홈런=홍성흔 20호(3회2점) 가르시아 21호(8회2점·이상 롯데)
넥센 12-5 LG
SK 8-2 KIA
두산 4-3 한화
◇프로야구 2일 경기 선발투수
구장 팀 선발투수
대구 삼성 배영수
KIA 서재응
잠실 LG 더마트레
롯데 이용훈
목동 넥센 문성현
한화 양승진
문학 SK 김광현
두산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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