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에서 전력 순위를 매기기는 쉽지 않다. 출전팀 모두 '우승 후보'일 정도로 영남권 팀들은 탄탄한 마운드와 타력, 안정된 수비를 자랑한다. 청룡기를 품에 안은 경남고의 강세가 두드러지지만 경북고와 대구고, 대구상원고, 부산고 등도 올해 전국 대회에서 4강에 든 강팀들이다. 경남고와 대구고는 1회전에서 맞대결한다. 두 팀의 승자는 4강까지 별 어려움 없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고 전력의 핵심은 청룡기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가 된 에이스 심창민과 김우경, 한현희 등으로 이어지는 투수력이다. 145㎞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가진 심창민은 청룡기에서 팀의 4승을 책임졌다. 평균자책점이 0.36에 그칠 정도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제구력과 변화구가 일품인 김우경과 사이드로 한현희도 완투 능력을 갖췄다. 내야 수비도 물샐틈없는 짜임새를 갖췄다. 구본진, 김귀용, 이재부, 이준명, 황태호, 오승우, 서진용 등으로 짜인 타선도 상하위 구분이 없을 정도로 탄탄하다. 막강 투수력이 버티고 있어 초반 점수를 내면 이길 확률이 높다.
대구고는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 경남고만 이기면 대회 우승을 바라볼 수 있어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경남고가 투수력이 앞선다면 대구고는 막강 타선이 특징이다. 대통령배에서 4강에 머문 한을 대붕기 우승으로 갚으려한다. 박태호 감독이 1999년부터 지도해 어느 팀보다 팀워크가 좋다. 중학교 때 투수로 퍼펙트 게임을 이룬 김호은은 타격에도 자질을 갖추고 있다. 팀의 4번 타자로 중심타선을 이끌며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1번 구자욱이 공격의 물꼬를 튼다. 전호영, 백송민 문순찬의 장타도 기대된다. 타격 재능을 갖춘 좌완 에이스 박종윤은 140㎞의 스피드와 빼어난 경기운영으로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경북고와 상원고의 전력도 대구고 못지 않다. 황금사자기와 무등기대회 4강에 오른 경북고는 2002년 우승 이후 대붕기에서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내심 올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2학년 임기영은 언더에 가까운 사이드로 투수로 제구력이 빼어나다. 공의 변화도 일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윤동과 백승중이 3, 4이닝을 버텨주면 임기영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승리를 따내는 전략을 구사한다. 전형근과 이성하가 버티고 있는 중심타선의 방망이 역시 매섭다. 16강전에서 맞붙는 군산상고를 넘으면 4강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고도 청룡기 4강에 들며 막강 전력을 과시했다. 197㎝, 103㎏의 투수 조무근은 뛰어난 신체조건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한다. 매끄러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140㎞대의 직구와 변화구가 수준급이다. 상원고의 장점은 빠른 야구다. 주전 6, 7명이 도루능력을 갖춰 출루하면 상대 투수와 수비진을 흔든다. 1학년 때부터 주전을 꿰찬 최민구는 100m를 11초8에 뛸 정도로 빠른 발을 가진 호타준족. 넓은 수비범위와 송구능력도 빼어나다. 1~4번 타자의 응집력도 좋다. 주장 배진호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타석에선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상대 투수를 괴롭힌다.
부산고도 청룡기 4강의 주역이다. 결승진출을 좌절시킨 경남고에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140㎞대의 공을 가진 이민호가 에이스다. 주장 박근우는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가졌다. 1학년 정현, 송주은, 김희원 등 주전 선수인 저학년 선수들이 경험부족을 딛고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주목된다. 마산고는 2008년 무등기 준우승 이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안정된 투수진과 김동환, 김동진, 김성용 등을 앞세운 타격으로 상위권 진출을 노린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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