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마음의 문을 열어준 김민아 아나운서를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자. 점심시간에 기자를 만나 인터뷰에 앞서 식당으로 가는 길. 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를 일일이 받아드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양손에 짐을 들고 있던 기자를 위한 배려이기도 했고, 어머니뻘인 아르바이트 아주머니들의 손이 무안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 김 아나운서와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그 같은 행동에 담긴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배려해 주면 결국 나중에 프로그램에서 실수를 해도 쉽게 넘어가며, 잘했을 때는 더 빛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직장철학이 담긴 말이었다. 생각나는 대로 물어본 질문과 그의 솔직 답변.
-최근 방송에서의 실수는.
▶가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고 난 뒤 흥분하는데 이런 식이죠. "두아와 기아가 잠심에서 만났는데, 아! 죄송합니다. 두산과 기아가 잠실에서." 말이 꼬일 때는 귀엽게 넘어가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라이벌인지 모르겠지만 김석류 아나운서에 대해.
▶저랑 동갑이에요. 하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스포츠 중계에 여성의 역할과 지평을 넓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나 다름없지요.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의 1세대는 김수한 아나운서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에 와서 활짝 핀 것 같아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특이한 모습도 보였다고 하는데.
▶아! 레게 머리요. 3차 카메라 테스트에서 '뭐 좀 튀어 보이는 게 없을까' 생각하다 미용실에 가서 즉흥적으로 레게 머리를 해 달라고 했어요. 입사한 뒤 들었는데 선배들이 "1, 2차 성적이 좋아서 살아남았지, 너 솔직히 그때 영 아니었다"고 했어요. 레게머리는 실패였죠.
-섹시한 화보도 찍었다고 들었는데.
▶부끄럽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는 데 큰 의미를 둡니다. 여자로서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다는 로망이 있잖아요. 영국 패션잡지인 아레나(ARENA)에서 화보를 제안해 동료인 송지선 아나운서와 함께 용기를 냈습니다. 예쁘게 봐 주세요.
-좌우명과 앞으로의 계획은.
▶'속도보다는 방향이다'가 제 좌우명입니다. 웃다가 성공한다고 하듯 언제나 유쾌하면서도 냉정한 눈을 겸비한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겠습니다. 먼 미래 김민아의 모습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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