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무관의 제왕' 스페인과 남아공 월드컵 '이변의 주인공' 파라과이가 4일 오전 3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마지막 남은 '4강 티켓' 한 장을 놓고 격돌한다.
월드컵 등 메이저 대회 때마다 늘 우승 후보로 손꼽혀 왔지만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겨우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만져본 스페인이 '첫 월드컵 우승'을 향해 전진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여덟 번째만에 처음으로 8강에 오른 파라과이는 4강 신화에 도전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스페인의 우세가 점쳐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와 31위가 말해 주는 전력 차를 부인할 순 없다. 스페인은 남아공 월드컵 득점 공동 선두(4골)를 달리고 있는 다비드 비야를 비롯해 사비 알론소, 이니에스타, 부상 여파를 딛고 컨디션이 상승 중인 페르난도 토레스 등 초호화 멤버를 자랑한다. 스페인은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4강)을 거뒀던 1950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60년 만에 다시 찾아온 '4강', 나아가 우승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비야의 이번 월드컵 득점왕(골든슈) 수상 여부도 파라과이와의 경기 결과에 달렸다.
그러나 '무적 함대' 스페인도 이번 월드컵 4경기 1실점의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파라과이의 골문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도 파라과이는 스페인에 늘 버거운 상대였다. 스페인은 2000년 이후 남미 팀들과의 A매치 전적에서 10승1무라는 거짓말 같은 무패행진을 하며 '남미 천적'으로 불릴 정도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파라과이와의 승부는 쉽지 않았다. 역대 월드컵에서 1승1무, A매치 1승2무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지만 2차례나 무득점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파라과이의 상승세도 무섭다. 조별, 16강 등 4경기에서 비록 1승(3무) 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골을 내주지 않는 끈끈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창(공격)이 약한 것이 단점이지만 빈틈없는 수비로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 눈여겨볼 선수는 수비의 핵인 다 실바와 공격수 넬손 발데스, 오스카르 카르도소 등이다. 199년간 계속된 스페인의 식민 지배에 대한 파라과이의 응어리가 전력 외적인 힘이 돼 폭발한다면 '무적 함대'를 침몰시킬 이변을 연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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