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구시가 체결할 ㈜SK C&C와의 MOU가 지역의 염원인 대기업 진출로 이어지기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SK C&C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SK가 3대 신사업으로 정한 신에너지·스마트환경·혁신 분야의 대구 투자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SK, 대구 첫 대기업 되나?
SK가 지자체와 신사업 육성 및 투자와 관련한 MOU 체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그룹 내부에서도 "선례도 없는데다 다른 지자체들까지 손을 벌릴 수 있다"며 반대 여론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을 잘 아는 지역의 한 기업인은 "최근 SK는 SK에너지, SK텔레콤, SK케미칼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인 SK㈜를 ㈜SK C&C가 지배하는 구조여서 이번 MOU 체결은 SK의 대구 진출을 사실상 선언한 의미"라고 말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지난해 7월 SK C&C를 시작으로 SKC, SK에너지, SK그룹 본사를 잇달아 방문했으며,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구의 높은 SK 투자유치 의지를 설명했다. 그에 대한 화답으로 SK에너지 실사팀은 올 4월 성서5차산단과 대구테크노폴리스를 다녀갔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시 한 고위공무원은 "대구를 찾은 SK에너지 실사팀은 도심과 가까운 점 등 성서5차산단 입지여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며 "이후 태양전지·2차전지 등의 신사업을 추진중인데 부지 10만평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등 구체적 협상을 제의해와 다각도로 유치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지난달 30일 최태원 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참석한 성장전략회의를 열어 ▷신에너지(Energy) 자원 확보 ▷스마트 환경(Environment) 구축 ▷산업혁신기술 개발(Enabler) 등 '3E'를 3대 핵심 신규사업 분야로 선정, 2020년까지 이 분야에 17조5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특히 신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태양광, 바이오 연료, 2차전지 등 친환경·저탄소 미래 에너지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4조5천억원을 투자, 일자리 1만1천여개를 창출하기로 했다. 지역 한 경제인은 "대구시로서는 천운(天運)의 기회를 잡은 셈"이라고 했다.
◆대기업 불모지 벗나?
대구가 '대기업 불모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SK그룹의 신성장동력 창출과 신수종 사업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SK C&C는 5일 예정된 대구시와의 MOU 체결과는 별도로 대구와 광주가 '초광역 연계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3D융합산업 육성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업을 총괄기획하고 있는 김현덕 경북대 교수는 "산업융합기기, 모마일 등 휴대기기, 3D 엔지니어링 분야 등 세 분야에 대한 3D융합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3D 모바일콘텐츠와 도시 이미지를 3차원으로 제작하는 기술(Lidar)에 관심이 많은 SK C&C가 최근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며 "3D 등 차세대 융합미디어 기술개발에 적극적인 SK의 욕구가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의 목적과 잘 맞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영남대 교수는 "SK가 신사업으로 정한 신에너지 분야는 대구가 추진하는 선도산업인 만큼 지역의 강점을 잘 적용해 제안서를 꾸밀 경우 신수종 사업에 적극적인 SK의 입맛을 충분히 자극해 투자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일부에서는 SK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SK와의 인연과 창구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 기업인은 "SK그룹 계열사의 지역 투자유치에 발벗고 나서겠다는 SK C&C를 창구로 삼아 SK와 좋은 인연을 맺도록 해야 한다"며 "또 '장인 사랑'이 지극한 것으로 알려진 최태원 회장과의 인연을 위해서라도 대구시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대구 동구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노 전 대통령 생가에 대한 복원사업 추진을 구상중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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