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창] 담배없는 대한민국 파이팅

지난 6월은 흥분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달이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원정 16강을 이루어 온 국민이 흥분하였고, 8강 진출을 위하여 최선을 다했으나 실패하여 아쉬움을 남겼다. 나도 월드컵 중계방송을 많이 보았는데 중간중간에 '담배없는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는 금연 가상 캠페인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월드컵의 공인구인 자블라니가 담배를 깔아뭉개는 금연 가상 캠페인을 보면서도 아쉬움에 담배를 찾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올해도 벌써 반 이상이 지나고 있다. 올해 소망을 금연으로 세운 분들이 주위에 많았는데 모두 잘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 설문조사를 보면 새해 소망으로 경제와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으로 많았다고 한다. 특히 이성친구나 배우자에게 바라는 소망으로 금연성공도 10% 정도로 나타나 금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과에서도 그동안 흡연이 구강건강에 미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치과치료 중에 환자의 금연에 대한 치과의사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에 치과치료를 받은 고등학생이 있었는데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직원이 학생 집에서 전화가 왔는데 "학생이 담배를 피우는 것 같으니 원장님이 담배 피우면 안 된다"고 말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부모님의 부탁이고 해서 어떻게 이야기하나 고민하고 있으니 마침 학생 주머니에서 담뱃갑처럼 보이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요즘 고등학생은 담뱃갑을 아예 가지고 다니네. 우리 때는 아버지 몰래 한 개비 훔쳐 피우고 했는데"하니 담배가 아니라며 주머니에 있는 것을 보여주고는 자기가 담배를 피우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했다.

본인들은 잘 모르지만 치료를 하다 보면 치아에 흡연띠가 있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흡연띠는 주로 상악 앞니의 후면에 여러 치아에 걸쳐서 나타나는 검정띠이다. 이는 담배의 주성분 중에서 흡착력이 강한 검정타르가 치아에 침착된 것이다. 이러한 흡연띠는 본인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치아에 이러한 흡연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러나 치과치료를 하거나 구강검진을 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흡연을 하는 경우 상처치유가 잘 안 되고 잇몸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최근의 치과 임플란트의 성공률에 대한 논문을 검색해 보면 대부분의 논문에서 임플란트 실패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원인을 흡연으로 꼽는 것을 볼 수 있다. 고가의 임플란트도 담배연기 앞에서는 맥을 못 추는 것이다.

금연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는 것만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기운을 받아 남은 올 한 해도 금연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장성용<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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