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형, 여동생은 어디에 있나요?"
인천대교 천마고속버스 추락 사고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어깨 골절 치료를 받고 있는 임성준(7) 군은 병상에서 애타게 가족을 찾았다. 부모와 형과 여동생이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을 어린아이에게 알리지 못하는 가족들의 가슴은 한없이 미어졌다.
이번 사고로 경주대학교 교수 가족 5명 중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주대에 따르면 컴퓨터정보공학과 임찬호(43) 교수와 부인 이현정(39)씨, 아들 2명, 딸 1명이 함께 사고 버스에 탑승했으며 이들 중 임 교수 부부와 아들 성훈(9) 군, 딸 송현(3) 양이 숨졌다. 임 교수의 아들 성준 군은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임 교수 가족은 임 교수의 업무 겸 여행 목적으로 싱가포르로 출국하기 위해 경주에서 버스에 탑승,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대학에서 마이크로센서와 지능시스템 분야를 가르치고 있는 임 교수는 학교에서 조용하고 촉망받는 젊은 교수로 평가받았으며 학교 측은 임 교수 가족의 사고 소식에 비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임 교수의 제자 김성수(37) 씨는 "교수님은 사모님과 소문난 잉꼬부부였으며 막내 딸이 늦둥이라 많이 아끼고 귀여워하셨다"며 울먹였다.
임 교수 연구실에서 지도를 받고 있는 하정한(컴퓨터공학과 3년) 씨는 "교수님은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 좋은 아버지 모임에 가입했다"며 "주말에는 애들을 학교에 데리고 오는 등 아들, 딸 사랑이 각별하셨는데…"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동료인 김기태 교수는 "학교 강의 평가에서 항상 앞선 성적을 내고 있어 학교에서도 촉망받는 분인데 가족들까지 함께 변을 당해 안타깝다"며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존경받는 교수였다"고 말했다. 또 "여러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이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학교도 상조회와 협조해 고인이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임 교수는 광운대에서 전기공학, 마이크로센서 등의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9년 3월 경주대에 부임했다. 학과장과 교수학습지원부장 등을 맡으면서 교내 봉사에 앞장섰고 연구과제에도 뛰어났다.
사고로 숨진 임 교수의 장남 성훈 군의 담임 교사는 "다음주 수요일까지 싱가포르에 체험학습을 간다고 했다. 성훈이는 착하고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며 슬픔을 억누르지 못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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