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지역 창작 뮤지컬인 '마돈나 나의 침실로'가 열리는 대구 동구문화체육회관 공연장. 이날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 사이에 100여 명의 단체 관람객이 눈에 띄었다. 대구예총의 예술소비운동본부(이하 예소본) 회원들이다. 공짜인 초대권을 받을 만한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시민 회원들이 어울려 2만원의 공연표를 구입하고 있었다.
대구의 예술을 소비해 전국 최고의 '예술도시 대구'라는 자부심을 되찾자는 '예술소비운동'이 불붙고 있다. 예술소비운동은 지난 4월 말 예소본이 발족된 뒤 1만여 예술인들이 공연, 전시, 영화 등 지역 예술상품을 소비해 예술인들의 활발한 창작 활동은 물론 침체 일로의 지역 예술을 부흥시키자는 운동이다.
당초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시작한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 운동 시작 두 달이 지나면서 예술계를 넘어 시민들의 예술사랑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예술소비운동에 참여하는 예술인, 시민 등은 400여 명.
조만수 대구예총 사무처장은 "스스로 찾아야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높고 오래 간다. 정보 제공이나 관람석 등에서도 회원 누구나 동등하며 그래서 예소본에는 소위 '계급장'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들도 스스로 가입을 희망했고 지난달엔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들도 단체로 가입했다. 최근에는 법조인, 은행원, 주부, 중·고등학생, 노인 등 나이와 직업에 관계없이 시민들의 가입 희망 전화도 늘고 있다.
예소본은 공연이나 전시 관람에도 강요와 권유가 없다. 그럼에도 관람 열기가 뜨겁다. 예소본에 가입한 회원들은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을 통해 문화예술 정보를 전달받은 후 번개 모임 형태로 전시나 공연, 영화 등을 단체 관람하고 있다.
회원들의 예술사랑은 예소본 발족 전부터 컸다. 지난 4월 중순 시내의 한 소규모 연극공연에 관객이 별로 없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50여 명의 회원들이 공연장에 '들이닥쳤다'. 회원들은 지금까지 국악협회 공연, 연극 '논쟁'과 '마술가게', 대구미술공예서예대전, 뮤지컬 등 10여 개의 공연·전시장을 찾아 대구예술을 소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공연된 연극 '마술가게'에선 120여 객석 중 100여 객석에 예소본 회원들이 자리했다. 이후 연극은 입소문을 타고 흥행몰이에 들어가 표가 매진되기도 했다.
예술소비운동을 처음 주장한 문무학 대구예총 회장은 "예술인 스스로 다른 이의 작품을 존중하고, 시민들의 문화예술 사랑이 정착되면 대구는 반드시 전국 최고의 예술도시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