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교생 성폭행범은 오빠의 친구…최면수사로 검거

할머니와 가는 중학생…"학원가다 충동범행" 주장

이달 1일 대구 달서구 성당동 주택에서 발생한 여자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인의 몽타주를 그리기 위해 A양을 상대로 최면을 걸었다가 사건의 실마리를 잡았다. 사건 발생 이틀 만에 붙잡힌 범인은 피해자 집 주변에 살고 있던 중3 남학생으로 피해자 오빠의 친구였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5일 평소 알고 지내던 초교생 A(12) 양을 성폭행하고 달아난 혐의로 K(15) 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K군은 1일 오후 4시쯤 A양의 집에 들어가 혼자 있던 A양을 성폭행하고 달아났다.

경찰조사 결과 K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A양 집 주변을 찾았다가 A양 혼자 있는 것을 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방 안에 있는데 누군가가 자전거를 타고 오는 소리가 들렸다"는 이웃주민의 진술과 그 시간대에 A양이 혼자 있다는 것을 알 정도로 주변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면식범의 소행에 무게를 뒀었다.

경찰은 피의자 K군이 오빠 친구로, 예전에도 여러 번 A양 집을 드나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양이 오빠 친구 같다고 말했지만 사건 당시 정신적 충격으로 정확한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3일 A양에게 최면을 걸어 용의자 K군의 신원을 확보했다. 최면수사에서 A양은 "범인은 안경을 쓰고 있었고, 흰색 티셔츠에 베이지색 반바지 차림이었다"며 "전에 얼굴을 본 기억이 있다"고 진술했다.

당초 검은색 티셔츠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흰색 티셔츠 차림이었지만 면식범이라는 사실에 경찰은 용의선상에 오른 이들의 인상착의를 비교했다. 이 과정에서 K군의 인상착의와 일치한다는 점을 알아냈고 곧바로 K군을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또 K군이 성폭행 피해자인 A양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할머니와 지내는 조손가정 청소년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K군은 학교에서 물의를 일으켜 퇴학·정학 등의 처분을 받은 일이 없었고 검거된 뒤 울음을 터트리는 등 보통의 중3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K군은 경찰에서 "방과 후 학원에 가기 전 컴퓨터로 음악을 듣고 있던 A양을 보고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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