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7월, 각 학교들은 방학을 시작하는 달이다. 한 학기를 끝내고 다음 학기를 위해 쉬면서 재충전을 해야 할 기간이다. 우리 아이들은 빨리 방학이 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아침에 일찍 안 일어나도 되고 마음껏 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또 하고 싶은 컴퓨터를 실컷 할 수 있다고 좋아한다. 아이들 생각 속에 방학은 마음껏 노는 계획으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부모님들, 특히 엄마들에게는 방학이 악몽과도 같은 시간으로 다가온다. 매일 늦잠 자는 아이와 실랑이를 벌여야하고, 컴퓨터 단속도 해야 하고 학원 스케줄과 여러 체험 학습 프로그램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엄청 바빠진다. 삼시 세끼 먹이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다. 또한 다음 학기 선행 학습은 필수여서 아이들이 쉴 틈이 없다. 거기에 방학숙제까지 하노라면 아이와 엄마 모두가 파김치가 될 뿐이다.
우리에게 방학이라는 시간은 왜 주어졌을까? 그동안 힘들었으니까 푹 쉬라고 한 것일까? 그동안 못했던 것을 그 시간을 이용해 해보라는 것일까? 그동안 공부한 것을 혼자 정리해 보라는 것일까? 과연 학생들에게 왜 방학을 주었을까? 난 이 모든 것이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선순위는 분명히 있다. 첫 번째는 푹 쉬는 것이다. 팽팽하게 당겨진 용수철은 가끔 이완을 해주지 않으면 그대로 늘어져 버려 그 원래의 탄성을 잃어버리고 만다. 항상 긴장하며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쉬는 것은 공부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이다.
두 번째는 방학 동안 가보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진다. 그에 맞추어 부모들은 휴가나 체험 프로그램을 챙기며 아이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한다. 이 또한 중요한 일이어서 부모와 함께 공유하고 체험하는 것은 부모와 나를 동일시하며 한가족이라는 유대감을 더욱 돈독히 한다. 여러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는 일이다.
세 번째로 할 일이 지난 학기에 배운 것을 복습하는 일이다. 아이들은 배운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다. 내 것으로 만들고 소화시키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학기 중에는 진도 따라가기도 벅차 대충 알고 넘어가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아이들은 배웠으니 다 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습을 더욱 힘들어하고 지겨워한다. 이 일은 부모가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아이 혼자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 초교 4학년까지는 부모가 내 아이의 수준을 잘 이해하고 함께 공부하며 짚어주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 여기에는 칭찬과 격려가 항상 뒤따라야 한다.
방학은 몸과 마음이 쉬는 시간이다. 마음은 놀이를 통해서 쉬는 것이고, 몸은 정적인 활동으로 쉬는 것이다. 이것이 적절히 이루어져야 비로소 충분히 쉬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마냥 놀이를 통해 노는 것은 몸을 계속 힘들고 지치게 한다. 몸과 마음을 균형 있게 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학을 잘 쉬고 학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 상태가 될 것이다. 방학엔 쉬는 것이 제일 먼저 할 일이다.
김병현(공동육아 방과 후 전국교사회의 대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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