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재무진단이 6일부터 '행복한 재무설계'로 새롭게 찾아갑니다. 대구은행 본점 PB센터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어드바이저리 그룹(DGB Advisory Group)이 금융, 세무, 법률, 부동산 등 각 분야 별로 심도 깊은 토론을 통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소중한 자산을 설계해드립니다. 재무설계를 받기 원하시는 독자는 대구은행 본점 PB센터(053-740-2222)로 연락하시거나 대구은행 홈페이지(www.dgb.co.kr)→'개인고객'→'재테크 상담'에 글을 남기시면 상담해 드립니다.
요즘 부동산의 덫에 빠진 중산층이 적지 않습니다. 이른바 '부동산 거지(House Rich, Cash Poor) 증후군'에 시달리는 이들입니다. '부동산 거지'는 수억원대의 부동산 자산이 있지만 처분을 할 수 없어 대출 이자 부담에 시달리며 힘들게 생활하는 부자들을 말합니다. 재산목록 1호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죠. 중소기업 중견간부인 이연수(가명'45) 씨도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커가는 두 자녀를 위해 2년 전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현 시세는 분양가보다 못한데다 기존 아파트도 팔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씨는 기존 아파트를 싸게 팔아야 할지, 이자 부담이 있더라도 더 쥐고 있어야 할지를 두고 갈등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재무설계'가 이 씨의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Q:지역 부동산경기 전망은?
A:대구는 전국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가장 많지만 인구는 오히려 줄고 있다.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물량은 1만1천31가구로 수도권의 3배에 육박한다.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도 가장 많다. 반면 대구의 인구는 감소 추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순이동(전입에서 전출을 뺀 인구) 인구는 1998년부터 계속 마이너스인 형편이다. 따라서 입지 조건이 좋은 지역의 일부 중'소형 아파트를 제외하면 아파트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대구은행 본점PB센터 윤수왕 센터장)
Q:부동산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싸게라도 파는 것이 좋을까?
A:최근 지역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연말을 정점으로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대형 평형대의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향후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 보유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높은 금융비용 때문에 매도하는 아파트가 늘어나면 미분양 아파트와 함께 전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2채를 보유하는 것은 무리로 판단된다. 기존 주택은 비과세 요건에 해당하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처분하는 것이 유리하다.(부동산114 이진우 대구지사장)
Q:부동산 매매나 보유 시 각종 세금문제가 걸리는데,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할까?
A:현재 이 씨의 경우 이사를 위해 새로운 아파트를 미리 취득했고,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상황이다. 이 경우 대체취득을 위한 일시적 1가구 2주택에 해당돼 비과세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되는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는 가구가 이사를 가기 위해 새집을 사고 2년 안에 종전에 살던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따라서 비과세요건을 충족한 기존 아파트를 양도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매매가 쉽지 않다면 전세나 월세로 전환해 만기일자에 맞춰 집을 처분해도 된다.(세무사 김현수)
Q:부동산 매매 시 주의해야 할 법률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
A:통상적으로 부동산 매매시 장래에 가격 변동이 예상된다면 민법상 해약금 제도를 이용해 중도금 지급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 당사자 간 다른 약정이 없는 한 어느 한쪽이 중도금 혹은 잔금 지급 시까지 매수인이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매도인이 계약금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을 돌려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 이를 '해약금 제도'라고 한다. 장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면 매도인은 별도로 계약금을 높이 책정하거나 위약금을 약정해 계약 해지의 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다. 중도금 지급 기일을 앞당기는 것도 방법이다.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면 반대의 방법으로 손실부담을 줄일 수 있다.(변호사 김화진)
Q:부동산을 정리하면서 재무설계를 다시 하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A:현재 이 씨 부부의 연소득은 8천만원 정도이며 순 보유자산은 3억8천만원으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태다. 이 씨의 경우 자녀가 독립할 때까지 10년 이상 걸리므로 주거 목적인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이 타당하다. 살던 아파트가 팔리지 않기 때문에 입주 후 기존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하면 대출금은 최소 2억원이 필요하다. 대출이자를 4.2%로 산정하면 연간 840만원의 이자 부담이 발생하고, 이는 소득금액의 12%에 해당된다. 소득 금액 대비 현금 흐름은 적정한 셈이다. 그러나 향후 지출이 예상되는 교육비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감안하면 기존 아파트를 매도한 뒤 우선 대출금을 갚고, 자녀들의 학자금과 본인들의 노후자금을 위해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동산 매매 후 발생하는 여유자금(93만원)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건강보험(20만원)과 적립식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씨는 노후자금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 절감을 통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한다면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은퇴 이후 의료비와 간병비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대구은행 본점PB센터 이승우 팀장)
윤수왕 대구은행 본점 PB센터 센터장
이윤경 대구은행 본점 PB센터 팀장
이종복 대구은행 본점 PB센터 팀장
박희철 대구은행 본점 PB센터 팀장
이승우 대구은행 본점 PB센터 팀장
김현수 세무사 김현수사무소 세무사
김화진 변호사 김화진 법률사무소
이진우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장
정리=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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