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종교개혁 외치다 화형, 얀 후스

"나의 증인은 하느님이다…내가 설교했던 복음의 신앙 안에서 기쁨으로 죽음을 맞겠다."

체코의 종교 개혁자이자 민족운동의 지도자였던 얀 후스(1372~1415)가 살던 때는 서방 교회가 '대분열의 시기'로 규정했듯이 대단히 소요스러운 시대였다. 성직매매가 판을 쳤고 면죄부 판매가 교황의 개인적 치부의 수단이었다.

프라하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배운 뒤 28세 때 사제서품을 받은 후스는 교회 분열의 시기에 대학에서 신학을 강의했다. 그러면서 고위 성직자의 세속화를 강력히 비판했다. '성서'만을 유일 권위로 인정하면서 사제들의 높은 도덕성 회복을 촉구한 것이다. 그에게 교회는 '예정된 자들의 공동체로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유기체적 공동체'이어야 했다.

믿음의 중심을 잃은 교회는 후스에게 주장을 철회토록 요구했지만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교회는 이 때문에 화해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 그를 파문했다. 1414년 후스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신변보장을 받고 콘스탄스 공의회에 참석해 자신을 변호하려 했으나 공의회는 그를 투옥 후 사형선고를 내려버렸다. 1415년 오늘 화형을 당했다.

"주 예수여. 당신의 무한한 자비로 저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불길 속에 그가 남긴 마지막 기도였다.

우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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