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분노한 버스사고 유족들, 인천시청 항의 방문

"시장일행 기념사진 촬영 바빠 언론엔 봉사자 약속 실제론 한 명도 없어

3일 인천대교 버스 추락으로 12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 인천시의 무성의한 사고 대응이 유족들을 두번 울리고 있다는 본지 보도(7월 5일자 4면) 직후 사상자 가족 40여 명이 5일 인천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유족들은 "전날 인천시와 인하대병원이 이날 낮 12시까지 병원 장례식장에 합동분향소를 차리기로 합의했으나 약속을 어겼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유족들은 시장 면담을 강력히 요구하며 시 공무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시장실 문패가 떨어지는 등 거친 실랑이가 이어졌다.

황병원(54) 유족 대책위원장은 "인천에서 대형참사가 발생했는데도 관할 시청에서는 관심을 전혀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원활한 지원을 받기 위해 시청을 방문, 송영길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안 죽을 사람들이 죽었고, 온 가족이 몰살당한 경우도 있다. 도의적으로도 이럴 순 없다"며 항의했다.

특히 온 가족이 함께 해외 여행을 가려다 참변을 당한 고 임찬호 경주대 교수의 여동생을 대신해 글을 올린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인천시장의 무성의한 행동에 격분한 글을 올렸다.

그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4일 사고 희생자들이 안치돼 있는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 위로방문을 했으나, 두대의 카메라로 자기들끼리 기념 사진촬영 하는 것이 우선이어서 유족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시장이 자원봉사자를 이용해서 최대한 돕겠다고 언론에 인터뷰 했으나, 자원봉사자라곤 단 한사람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송영길 인천시장과의 면담은 하지 못했다. 송 시장이 일정상 이유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기 때문에 대신 정병일 행정부시장이 유가족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인천시가 약속한 대로 ▷합동분향소 조기 설치 ▷대책위 사무실 마련 ▷사고처리와 보상문제 지원 등을 촉구했다.

정 부시장은 "유족들이 힘들어 했다면 송구스런 마음밖에 없다"며 "앞으로 건설교통국장을 연결창구로 유족들과 긴밀한 채널을 유지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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