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역세권 아파트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활황 때는 시세차익을 노린 '묻지마 투자'가 성행해 역세권이 주목받지 못했지만,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면서 역세권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분양대행사 ㈜리코C&D가 대구 달서구와 수성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도시철도 역세권 아파트는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3년간 대구 전체의 아파트 매매가(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 조사)가 4.95% 하락한 점과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리코C&D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달서구 상인역 인근 A아파트(2007년 입주)는 33평형의 경우 분양가(1억9천810만원)보다 4천190만원 오른 2억4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47평형도 분양가(3억1천634만원)에 비해 2천366만원 상승한 3억4천만원에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역세권이 아닌 인근 B아파트(2007년 입주)의 경우 33평형은 2억1천만원에 거래돼 분양가(1억9천750만원)보다 1천250만원 올라 A아파트에 비해 인상 폭이 적었고, 48평형은 분양가(3억2천550만원)보다 1천550만원 떨어진 3억1천만원에 팔리고 있다는 것.
같은 지역에 있는 역세권인 C아파트(2008년 입주) 33평형의 매매가는 2억7천500만원으로 분양가(2억4천900만원)보다 2천600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역세권인 인근 D아파트 34평형 매매가는 2억2천만원으로 분양가(2억4천620만원)보다 2천620만원 하락했다.
달서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아파트를 구입할 때 리스크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강하다"면서 "역세권 아파트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가격 하락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에서도 역세권과 비역세권 아파트의 매매가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2008년 입주한 역세권의 E아파트 경우 35평형 매매가는 3억2천만원으로 분양가(2억7천300만원)보다 4천700만원 올랐으며, 40평형도 분양가보다 3천900만원 오른 4억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역세권에 있는 F아파트의 경우 51평형이 분양가(3억2천168만8천원)보다 7천830여만원 오른 4억원, 54평형이 분양가(3억4천85만1천원)보다 6천914만여원 오른 4억1천만원에 각각 매매되고 있다. 하지만 비역세권인 G아파트의 경우 50평형이 분양가(3억800만원)보다 800만원 떨어진 3억원, 55평형의 경우 분양가 보다 2천430만원 낮은 3억2천만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코C&D 전형길 대표는 "지하철역을 확보하고 있는 아파트는 교통이 편리해 접근성이 뛰어나며, 역세권 주변으로 다양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어 경기불황에도 역세권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역세권은 비역세권에 비해 세입자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어 환금성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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