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온종일 집안 '깔깔깔'…다둥이 가족의 행복

"아이들은 하늘이 주신 선물"…대구 동신교회 자녀 셋 이상 신자 10

"사랑하는 가족 덕분에 우린 언제나 행복하답니다." 이달 4일 대구 동신교회에 모인 다둥이 가족들이 이구동성으로 행복찬가를 외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이태석, 이한진, 신영하 씨 가족.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만촌동 동신교회 앞. 평소처럼 일요일 예배를 위해 모인 신자들로 북적였다. 이 가운데 아이 서너 명을 거느린 30·40대 부부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아이 낳기를 꺼리는 저출산 시대지만 동신교회 신자들은 다둥이 가족의 행복을 함께 나누고, 또 만끽하고 있다. 자녀 셋 이상을 둔 다둥이 가족이 100가구가 넘고 이 가운데 40대 전후 부목사 11명의 자녀만 꼭 30명이다.

30·40대 부부가 다둥이 가족을 주도하고 있는 동신교회의 신자들은 "아이 둘 키우는 것으론 이곳에서 명함도 못 내밀 것"이라고 귀띔했다.

서른여덟 동갑내기 이한진·은헌주 씨 부부는 네 자녀를 키우고 있다. 초등학생인 딸 정인(12), 혜인(9)이와 아들 수인(7), 창민(3)이는 부부의 보물 1호다.

"치킨 두 마리를 사오면 순식간에 사라져 우리 부부가 손을 댈 틈이 없어요. 그래도 자기들끼리 잘 노는 모습을 보면 절로 배가 부릅니다."

보험업계에서 일하는 이 씨는 경제적으로는 빠듯하지만 아이들 키우는 재미와 행복은 이를 채우고도 남는다고 했다. 하루종일 아이 넷과 부대끼는 것은 아내 은 씨의 몫이다.

"아이들끼리 다투기라도 하면 정신이 하나도 없죠. 경우의 수가 너무 많잖아요. 누구 편을 들지 난감하기도 하고…." 그래도 웃을 수 있는 것은 별탈 없이 잘 자라는 아이들 덕분. 특히 동생이 많아서인지 또래보다 어른스러운 큰딸이 자신을 잘 이해해줘 위안이 된다.

다만 주위에서 신기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볼 때면 살짝 민망해지기도 한다. 아이 넷을 둔 젊은 부부가 드물기에 호기심 어린 눈길을 피하기 어렵다. 은 씨는 "아이들과 외출할 경우 지나가는 아주머니들이 아이들에 대해 이것저것 캐물어보는 통에 난처할 때가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은 씨의 이야기를 듣던 이태석(38) 청년부 담당 부목사가 바로 맞장구를 쳤다. "우리 가족도 공원이나 시장에 가면 여기저기서 '저 집 좀 봐'라며 수군대죠. 배가 부른 아내를 보면 '또 있는 거냐'고 한 번 더 놀랍니다." 그는 아들 하솜(9), 하겸(6)이와 4살난 딸 하진이 등 세 아이의 아버지다. 게다가 한 달 뒤면 하윈이로 이름 지은 막내아들이 태어난다.

경제적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는다. 신앙에 따라 많은 생명을 낳아 기르는 것이 당연할 뿐 아니라 무리하게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양육비도 감당할 만하다는 것.

그는 "사교육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함께 어울리면서 사회성 좋고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전했다.

이처럼 다둥이 가족의 행복을 나누기까지 권성수 담임 목사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아이들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임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미래요, 국제 경쟁력'이라며 다산을 적극 권장하고 다양한 양육비 지원책을 마련했다. 셋째 아이를 낳을 때부터 아이들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출산 장려금을 주고 있는 권 목사는 "교육위원회를 구성해 피아노, 바이올린 등을 가르치는 예능교실도 열고 있다"며 "9월부터는 방과후 학교와 주말 학교도 운영해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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