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는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 정비요금이 오른 데다 각종 할인 혜택이 폐지되고 할증요인이 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밀하게 따져보지 않고 권하는대로만 가입했다가는 쓸데없는 돈을 더 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료 및 판매료 세부 공시와 보험료 비교 사이트 오픈 등 각종 정보를 잘 확인하거나 자동차보험의 다양한 특약과 보험요율을 잘 살피면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인상 요인은 충분
금융감독원은 최근 자동차 정비요금이 18% 인상되면서 자동차보험료 3.4%의 인상 요인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점도 보험료 인상 요인이다. 5월 79~83% 수준이던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들의 손해율은 지난달 82~85%로 높아졌다. 게다가 동부, LIG 등 대형 보험사들의 손해율도 소폭 상승하면서 지난달 업계 전체 손해율은 80%에 달한다. 손해율은 계약자들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로 손해율이 80%에 육박하면 각 보험사들은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은 "손해율 악화 등으로 자동차보험 부문의 적자가 커지고 있다"며 "사업비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정비요금 인상분은 자구노력으로 흡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두고 정부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비요금 인상 같은 명백한 외부 요인은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안이지만 손해율 상승을 곧바로 보험료에 반영하는 것은 무책임한 경영"이라며 "보험료 인상에 앞서 사업비 절감,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 우량보험 인수 등 보험사들이 약속한 자구 노력에서 먼저 가시적인 성과를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할인 줄고, 할증 는다
보험사들은 손해율 상승을 보전하기 위해 각종 할인혜택을 폐지할 계획이다. 이미 금융당국은 최근 자동변속기 차량과 ABS(미끄럼방지장치) 장착 차량에 대한 폐지나 축소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하이카다이렉트는 오토 차량 운전자에 대한 6% 할인 혜택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부화재도 각각 8%에 달하는 오토 및 ABS 차량에 대한 할인 혜택을 줄이는 걸 고려 중이다. 삼성화재는 이미 오토 차량 할인 혜택을 없앴다.
반면 보험료 할증 요인은 늘어난다. 보험사들은 교통신호 및 속도 위반으로 과태료를 낸 운전자에 대해 보험료를 올리기로 했다. 과거에는 범칙금 대신 과태료만 내면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았다. 또 가해자를 알 수 없는 사고를 여러 건 보험으로 처리해도 보험료가 크게 올라간다. 과잉, 허위 수리를 막기 위해서다. 대신 소비자들이 자동차보험을 고를 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는 늘어난다. 앞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올리는 보험사는 반드시 홈페이지에 이를 공시해야 한다.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엔 자동차 보험료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가 구축된다. 또 8월부터는 어느 보험사가 판매수수료를 많이 지급하는지도 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험료 준다
보험료 인상요인이 분명한 데 비해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존재한다. 자동차보험에는 다양한 특약이 있고 보험요율도 보험사 자율로 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보험을 선택할 때 각종 공시 정보를 활용하거나 운전연령, 운전자범위, 요율 등을 잘 적용하면 자신에게 맞는 자동차 보험을 정할 수 있다. 우선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는 본인에게 맞는 보장내용을 선택하고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는 각종 특약 및 차량 부속 장치를 알아둬야 한다. 각 보험사별 자동차보험 견적 비교는 필수다. 또 차량 운전자의 범위를 최소화하고 운전자의 연령은 높을수록 보험료가 싸다. 자기 차량 손해를 책정할 때 자기부담금을 활용하거나 보험가입 후 최소 연령이 적용되면 환급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보험 가입 경력에 따라 보험료를 절약하는 것도 습관이다. 9월부터는 보험료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www.knia.or.kr)에 들어가면 각 보험사가 제시하는 자동차보험료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운전자의 각종 정보를 집어넣으면 실제 내야 하는 보험료를 각 사 별로 알 수 있는 방식이다. 어느 보험사가 판매 수수료를 많이 지급했는지도 상세하게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겠지만, 각종 공시제도 개선으로 소비자가 저렴한 자동차보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자동차 보험료 절약법
1. 자동차보험 가입 시 각 보험사별로 견적을 비교할 것
2.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자 범위를 최소로 줄일 것
3. 차량에 설치된 옵션에 따라 보험료가 차이가 난다
4. 보험가입 경력이 길수록 보험료가 절약된다
5. 자기 차량 손해에서 자기부담금을 활용할 것
6. 보험가입 후 최소연령이 적용되면 환급받을 것
7.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보험료가 할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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