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명박계 핵심으로 불리는 정두언 의원이 계파 갈등에 대한 친이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6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7·14 한나라당 전당대회 대구경북 비전발표회에서 정 의원은 "경선 이후 화합을 하지 못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친박계를 비서실장에 앉히고, 친박계를 원내대표로 내세우는 것이 정치학 교과서에 맞는 일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예를 들었다. 김 전 대통령은 호남 출신이지만 울진 출신의 김중권 비서실장을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저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고, 지금까지 악화일로를 걸었다"며 "한나라당이 세기의 불안에 처한 것도 정치학 교과서를 지키지 않은 탓이다"고 말했다. 또 "친이는 권력의 독점욕을 버려야 한다. 당직은 친박에 안배하지만 정무직은 친이가 독점했다"며 "친박은 야당이나 진배없다. 이제라도 정무직에 친박들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시간이 많지 않다. 이명박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다"며 "박근혜 전 대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국정에 참여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남 출신인 정 의원은 서울시부시장으로 '이명박 서울시장'을 모셔 실세(實勢)로 통한다. 그러나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이상득 의원과 대립각을 형성하며 정권을 비판하기도 하는 인물이다.
지역의 친박 의원들은 정 의원의 고해성사에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유승민 대구시당위원장은 "지금까지 친이가 독식해놓고 지금 와서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라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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