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슈도… 파워도… 인물도… '3無의 TK'

TK(대구경북) 정치권이 항해할 힘을 잃고 난파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이슈 파이팅'이 없고, 외풍을 차단할 힘을 잃은데다 인물난까지 겹쳐 'TK가 3무(無)에 허덕인다'는 얘기다.

7·14 한나라당 전당대회 대구경북비전발표회에서 동남권 국제공항 건설 질문이 빠지면서 한나라당 권력을 쥔 PK(부산경남)의 정치 논리가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동남권 국제공항은 지금의 대구경북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책사업으로 이날 '빅 이슈'로 분류됐다. 하지만 김무성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의 요구로 질의응답에서 제외되면서 '알맹이 빠진 비전 발표'라는 비판이 일었다.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 내 기업 유치,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현안은 세종시+α 논란 아래 잠겼고, K-2 공군기지 이전도 답보 상태다. 동력을 모을 '빅 이슈'가 정치적·지역적 논리에 빠져 잠수한 모습이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으로 불거진 영포회 사건으로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 내부에서도 연일 TK 때리기에 집중하면서 '내·외풍'에 시달리고 있지만 막을 힘이 없어 보인다.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몸통으로 지목되고 대통령의 형이자 지역의 가장 큰어른인 이상득 의원으로까지 조준되고 있지만 국회직 당직 통틀어도 문제를 풀 '힘 있는' 해결사가 없는 것이다. 국회부의장 자리를 놓고 다툰 지역 '어른'들은 무력감에 빠졌고, 6·2지방선거로 지역구에서 타격을 입은 일부 의원들은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관리할 대표최고위원 경선에 TK대표주자가 없다는 상실감이 난파의 가장 큰 이유라는 풀이도 나온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이을 'TK 인물'이 인큐베이터 밖으로 나와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의원들이 TK가 찬밥신세가 된 이번 전대 투표에 대거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구경북 정치권이 '계파장벽'에 갇혀 단합하지 못하면서 총체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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