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나라당은 동남권 신공항 문제 미루지 말아야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구'경북 현안에 대한 최고위원 후보자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개최한 '대구경북 비전 발표회'가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전시성 행사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역 최대 관심사인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 문제가 질의'응답 대상에서 아예 빠져버린 것은 물론 일부 최고위원 후보는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해 기본적인 공부도 안 돼 있었기 때문이다.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 문제는 처음에는 질문 대상에 들어있었다. 그러나 김무성 원내대표가 행사 당일 제외시켰다.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지역 현안에 대한 '무지'도 수준급이었다. 후보 한 사람은 K-2 공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 "잘 모르겠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의 쇄신과 화합이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내놓았고 또 다른 후보는 3대 문화권 사업에 대해 "여기서 약속한다고 되겠나?"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고 한다. 지역을 잘 모르는 사람을 앉혀놓고 지역 현안의 해결 방안을 물어보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 할 거면 왜 아까운 시간을 들어 비전 발표회를 개최했는지 모르겠다. 동남권 신국제공항은 지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최대 현안이다. 건설 위치를 놓고 지역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특정 지역의 편을 들기가 쉽지 않고, 자칫 당이 곤혹스런 처지에 놓일 우려가 있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동남권 신공항은 날로 확대되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인프라이다. 지역 간 견해 차가 크다고 해서 결정을 미룰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형평성'을 위해 한나라당은 9일 부산에서 열리는 비전 발표회에서도 신공항 문제를 질문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문제를 덮어두기만 하는 것은 집권여당의 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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