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투명한 울음소리와 우아한 몸동작, 거미줄 같은 가늘고 하얀 수염에 매료돼 잠자고 있는 고양이를 들여다보기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대구 북구 태전동에서 교습소를 운영하는 이은량(사진)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캣우먼이다. 고양이를 기르기 위해 결혼까지 미뤄가며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이 씨가 본격적으로 고양이 홀릭에 빠지게 된 것은 2002년 여름. 이웃집에서 이사하면서 버리고 간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길거리에서 주인에게 버림받은 고양이를 마주칠 때마다 외면할 수 없어 한 마리, 두 마리 데려오다 보니 어느 새 23마리의 고양이와 동거(?)를 하고 있다.
안타까움에 고양이를 기르긴 했지만 고양이와 생활하면서 고양이만의 독특한 매력에 사로잡혔고 고양이 숭배자가 되어 버렸다. "고양이 눈을 보면 시간을 알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빛에 민감해요. 한낮엔 동공이 거의 닫혀서 날카롭고 신비스런 눈동자 모양을 하고, 해가 지면 동공은 다시 커져서 아기처럼 귀엽고 사랑스런 눈이 되죠."
웬만한 요가강사 뺨치는 고양이의 유연함도 이 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기지개를 펼 때, 등이나 꼬리 등 혀가 잘 닿지 않는 곳을 그루밍(혓바닥으로 털을 정리하며 핥는 것)할 때는 유연하고 우아함의 진수를 볼 수 있단다. 또 높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여유 있는 고양이의 낭만적인 모습과 사람을 부리는 도도함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단다. 이 씨의 고양이 사랑은 인근 동네 고양이들에게까지 입소문(?)이 퍼져 출'퇴근 시간에 맞춰 이씨를 기다리는 동네 고양이들도 10여 마리나 된다.
이 씨가 한달에 사용하는 사료비만 40만원. 게다가 여러 가지 고양이들의 용품은 비교적 좋은 것으로 선택해 고양이들의 안락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발생한 '고양이 은비 사건'은 이 씨에게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신문을 통해 소식을 접한 이 씨는 일주일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한다. "고양이 은비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동물학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법적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는 이 씨는 단순히 고양이를 사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물사랑실천운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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