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열풍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조깅을 하거나 헬스클럽에 다니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열심히 운동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 "운동을 한 뒤 오히려 건강이 나빠졌다"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전문가들은 운동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운동은 과학이다. 무턱대고 하는 운동은 오히려 화를 부른다. 나이와 체질, 신체 상태에 맞게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번주부터 유성스포츠프라자 스포츠과학연구소의 도움을 얻어 올바른 운동법에 대해 연재한다.
①운동처방부터 받고 시작하자
첫 번째로 현대 운동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떠오른 운동처방에 대해 알아봤다.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나 꾸준히 운동을 해 온 사람 모두 꼭 받아야 하는 것이 운동처방이기 때문이다. 운동처방은 운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은 최소화하고 운동효과는 최대로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이 작성한 신체활동계획을 말한다.
기업체 고위간부인 김모(54) 씨는 1년 전 건강검진을 받은 뒤 운동을 시작했다. 고혈압 관리를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른 것. 그는 '무슨 운동을 할까' 고민하다 퇴근 후 집 근처 학교에서 조깅을 하기로 했다. 퇴근시간이 들쭉날쭉해 헬스클럽에 등록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서였다. 그는 혈압을 관리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경고에 지난 1년 동안 거의 매일 학교 운동장을 20바퀴씩 돌았다.
최근 그는 자신만만하게 다시 건강검진을 받았다. 열심히 운동했기 때문에 건강이 좋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건강검진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혈압은 떨어지지 않았고 심장 기능까지 저하된 것. 자신의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운동을 하는 바람에 운동 효과는 떨어지고 오히려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는 역효과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었다.
김 씨의 사례는 운동처방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요즘의 운동처방은 개인에 맞게 운동프로그램을 짜주는 단계를 넘어 잠재적 질병을 발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박모(48) 씨는 평소 건강 하나는 자신이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다. 고등학교 때까지 핸드볼 선수로 뛰었던 그는 누가 봐도 탄탄한 몸매의 소유자다. 그는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등산을 다녀온 뒤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숨이 차 정상까지 가는데 곤욕을 치렀다. 운동처방을 받기 위해 유성스포츠과학연구소에 들른 그는 깜짝 놀랄 만한 측정결과치를 받아들었다. 다른 것은 정상인데 폐 기능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 그의 폐활량은 일반 성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원인은 수십 년 동안 하루 두 갑 정도 피워 온 담배였다. 만일 그가 운동처방을 받지 않고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면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박 씨는 현재 운동 대신 폐 기능 정상화를 위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남대 건강스포츠학과 김재구 교수는 "운동처방의 중요성에 비해 알려진 지식은 너무 부족한 상태다. 운동처방은 신체조건, 체력수준 등을 기준으로 운동종목'강도'시간'횟수 등을 세심하게 결정하는 과정을 거쳐 내려진다. 많은 헬스클럽에서 과학적 자료 대신 경험에 의해 운동종목과 강도 등을 정해 주는 것은 문제다. 열정과 패기만 믿고 운동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정확한 자세와 강도로 운동을 할 때 효과가 높아지고 부상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성스포츠프라자 스포츠과학연구소
1988년 국내 최대 규모의 회원제 종합스포츠센터로 문을 연 유성스포츠프라자가 보다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스포츠과학연구소를 개설했다. 지난달 20일 문을 연 스포츠과학연구소에는 신체성분, 말초혈액순환, 폐활량, 근력, 민첩성, 비만도, 유연성, 평형성, 순발력 등 운동처방에 필요한 17가지 측정장비가 마련돼 있다. 전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라고 한다.
인력도 최고 수준이다. 김유진(이학박사)'전혜린(이학박사)'한승완(체육학박사) 씨가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채홍원 경북대 명예교수, 이수천 경북대 체육학과 교수, 김재구 경남대 건강스포츠학과 교수가 자문위원으로 운동처방을 도와준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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